"내란 목적 살인 등으로 기소된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 한다” <1997. 4. 17. 대법원>
5.18은 민주화운동이다. 사법부는 당연한 이 명제를 확인하며, 권력욕을 채우기 위해 시민을 살해한 살인범에게 단죄를 내렸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그 순간에도 5·18항쟁에 대한 왜곡은 암세포처럼 퍼져나갔다.
‘1980년 5월의 광주’를 왜곡하는 세력이 있다. 이들이 기억하고픈 ‘5.18’은 정당한 국가 권력에 시민이 폭력으로 대항한 ‘폭동’이다. 이들은 ‘보수’라는 외피를 둘렀지만 극우세력으로, 5.18에 북한이 개입됐다고도 주장한다.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맥락(context)을 구성하는 여러 개의 사실(fact) 중 몇 개만 취사 선택해 자신들의 이념틀로 재구성한 뒤 , 다른 사실은 무시하는 전략을 취한다.
시민군의 사진을 보고, 총을 들고 있으니 무장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식이다. 최근엔 5·18에 북한 특수군이 개입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는 등 왜곡의 수준도 심해지고 있다. 1997년과 2002년 5·18 항쟁 관련 법률이 만들어지면서 5·18 항쟁은 항구적으로 존중받아야 할 민주화운동으로 규정됐으니 이런 왜곡 시도는 일부 극우세력의 일탈로 규정하고 무시하면 될까? 현실은 그렇지 않다.
5.18항쟁의 진실이 밝혀졌다고 믿는 사이, 그 진실은 누군가에 의해 지속적으로 오염됐고, 방치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더 이상 진실이 오염되는 걸 막기 위해선 5.18에 대한 왜곡 근원부터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SBS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왜곡 주체, 방식, 과정을 정밀 분석했다.
● 왜곡 근원은 전두환 등 신군부의 '불순 세력 주도설'
하지만, 2000년 대 이후 새로운 흐름이 나타났다. 2002년을 기점으로 5·18 항쟁을 ‘광주사태’로 규정하거나 이런 주장을 인용한 언론 기사가 증가하기 시작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2013년 5·18 항쟁을 ‘광주 폭동’으로 규정한 기사나 그런 주장을 인용한 기사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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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분석: 한창진·안혜민(인턴)
디자인/개발: 임송이
※ 마부작침(磨斧作針) :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방대한 데이터와 정보 속에서 송곳 같은 팩트를 찾는 저널리즘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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