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수입업자가 신고한 '수입신고가액'이 2백만 원이 넘는 명품백과 시계 같은 경우에 이 세금을 내도록 돼 있는걸 5백만 원까지 한도를 높여주겠다는 겁니다.
이럴 경우에 현재 수입가액 5백만 원짜리 가방을 샀을 경우에 내던 세금 60만 원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이 물건을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일지 모르겠습니다.
● 세금 부족하다면서 명품백 세금은 왜?
그런데 지금 세금이 부족하다고 여기저기서 쥐어짜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왜 명품백과 시계, 다이아몬드에 붙는 세금은 줄여주는 걸까요.
정부 설명은 아래와 같습니다. 2001년 이후에 2백만 원으로 계속 묶여 있었는데 물가 상승을 감안해서 올렸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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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별소비세는 왜 내나
이쯤해서 개별소비세란 세금을 왜 내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보통 물건에 세금을 매기는 부가가치세는 부자가 가난한 사람이나 똑같이 세금을 냅니다. 예를 들면 담배 같은 경우에도 보통 하루 한 갑을 피운다면 아무래도 서민이 부자보다는 소득대비 내는 세금이 많겠죠. 반대로 부자일수록 세금 부담이 적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걸 '조세부담의 역진성'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해서 만든 세금입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나라에서 시행을 하고 있죠.
● 명품백 세금, 내려야 되나?
그런데 이 개별소비세를 '물가상승률에 맞춰' 깎아주자고 하는 정부의 주장은 타당한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심지어 정부 돈을 들여 연구했던 내용과도 배치됩니다.
정부는 작년에 2천 7백만 원을 들여서 이 개별소비세를 어떻게 매기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 조세재정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맡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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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개별소비세의 성격을 따져 볼 때, 당연히 세금을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는게 맞다는게 조세재정연구원의 판단입니다.
●조세재정연구원 "명품백 세금 더 걷어야"
당시에 오히려 조세재정연구원은 반대로 조언했었습니다. 명품백 세금을 더 걷으라는거죠. 지금은 수입할 때만 세금을 매기는데, 중간 매장 가격까지 다 추적해서 세금을 더 떼라는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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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지금 정부가 내놓은 '명품백 세금감면'은 정책 유턴 수준입니다. 연구기관도 말렸던 사안을 누가 갑자기 집어 넣은 걸까요. 거의 책자 수준의 복잡한 세법 개정안 일부에 슬쩍 끼워넣으면 모르겠거니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주차장 세금은 새로 걷겠다면서
다시 말하지만 다른 데선 세금을 더 걷느라 난립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는 공영 주차장 이용금액에 새로 부가가치세를 걷겠다는 방안이 대표적입니다. 그 10%는 이용자들이 더 내야 할 상황입니다.
다시 따져보죠. 5백만 원 명품백에 붙는 세금 60만 원을 깎아주고 그 만큼을 주차장에서 걷는다고 치면, 주차비 6천만원을 걷어야 합니다. 분당 3백 원짜리 주차장이라면, 한시간 씩 3천3백 명이 차곡차곡 내야 걷을 수 있는 돈입니다. 이런 돈은 긁어 모아 티끌이라고 새로 긁어모으느니, 명품백 세금 살려놓는게 더 합리적인 방안 아닐까요.
●다시, 명품백 세금감면은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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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진행하면 명품 소비를 즐기는 고소득층, 명품회사, 그리고 백화점만 이득을 보겠죠. 다시 묻습니다. 명품백 세금 감면, 누구를 위한 정책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