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연이겠지만 꼭 같은 날, 재벌 총수는 구속되고 권력 실세, 측근으로 불려온 사람들은 풀려났습니다.
김요한 기자입니다.
<기자>
천신일 전 회장이 탄 구급차가 서울구치소 정문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지금 병원에 빨리 가야 해요.]
얼굴을 감싸 쥔 채 누워있는 천신일 전 회장.
화가 난 한 시민이 차 앞유리에 두부와 천 원짜리 다발을 던집니다.
천 전 회장은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지만, 실제 수감 기간은 1년이 채 안 됩니다.
뒤이어 나타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징역 2년 6개월형이 확정됐지만 9개월 만에 자유의 몸이 됐습니다.
[최시중/전 방송통신위원장 : 심려를 끼쳐드려서 정말 죄송하고 사죄하는 마음으로 국민들께 다가가겠습니다.]
특혜사면 아니냐는 질문엔 즉답을 피하더니,
[그런 문제에 대해서 내가 언급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민한 질문이 쏟아지자 결국, 표정이 굳어집니다.
[(형기를 얼마 채우지 않은 시점에서 나오셨는데 그것에 대해서 한 말씀만?) ……. ]
시민들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장수돈/서울 사당동 : 아니, 30% 형기밖에 안 살았는데, 나온다는 건 말이 안 되지. 이건 권력 남용이지.]
형기의 1/3 혹은 절반도 채우지 않고 줄줄이 석방되는 두 측근의 모습을 보며 시민들은 정부가 강조해온 법과 원칙이 이런 거냐고 반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