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미시간대에서 열린 졸업식에 학사모를 착용한 학생들이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미국 캠퍼스에서 불붙은 가자전쟁 반전시위가 졸업식장으로도 번지면서 충돌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졸업식 도중 가자전쟁 반대를 외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면서 교내 경찰이 등장하거나, 연설이 취소되는 등 돌발 상황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미시간대에서는 졸업식 도중 학사모 쓰고 카피예(흑백 체크무늬 스카프)를 착용한 약 75명이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돌발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은 "당신은 제노사이드에 돈을 대고 있다", "가자에는 대학이 남아있지 않다"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졸업식장에는 "우리는 이스라엘 편이다. 유대인의 삶도 중요하다" 등 맞불 문구가 등장했고, 객석 곳곳에 이스라엘 국기를 학사모에 붙여 착용하거나 이스라엘 국기를 흔드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대학 경찰은 시위대의 무대 접근을 막았지만 졸업식이 중단되지는 않았습니다.
인디애나대에선 졸업식에서 패멀라 휘튼 총장 연설 중 학생들이 "팔레스타인 해방"을 외치며 퇴장했습니다.
미 투자자이자 기업가 스콧 도시가 연설하는 중에도 일부 참석자들이 야유를 보내며 밖으로 나갔습니다.
미국에선 5월에 졸업식이 몰려 있는 만큼 일부 대학이 반입 물품을 제한하고 보안 검색을 강화하는 등 긴장 속에 졸업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유명 연사의 연설이 취소되는 등 파장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달 말 버몬트대 졸업식에서 연설할 예정이었던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무슬림 수석 졸업생 대표의 연설을 취소해 반발을 샀던 서던캘리포니아대(USC)는 외부 연사의 연설을 포함한 졸업식 행사를 철회하고 대신 학교 밖 스타디움에서 '가족 졸업 행사'를 열기로 했습니다.
경찰은 캠퍼스에 진입해 시위대를 체포하는 등 강경 대응을 이어갔습니다.
버지니아대에서는 최소 25명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뉴저지주 프린스턴대에서는 학생 18명이 단식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