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그룹 이미경 부회장이 미국 영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미경 부회장은 "(작품상 수상 당시) 마이크가 내려갔을 때 그게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신호인 줄 몰랐다. 기술적 결함이 생긴 줄만 알았다"며 "불이 다시 켜지고 톰 행크스와 샤를리즈 테론이 '어서 말해!(go for it)' '계속해!(up)'라고 외치는 모습이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미경 부회장은 '기생충'의 제작사 바른손의 곽신애 대표에 이어 마이크를 잡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이 부회장은 봉준호 감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으며 동생 이재현 CJ 그룹 회장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한국 관객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이미경 부회장을 "CJ의 부회장이자, '기생충'의 총괄 프로듀서, 또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대모'"라고 소개했다. 또한 "봉준호를 비롯한 한국의 많은 예술가들과 한국 영화, TV를 세계 시장으로 진출시킨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경 부회장은 시상식 날 입은 특별한 의상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꼼데가르송 빈티지 재킷을 리폼해 '기생충은 쿨하다!(PARASITE is cool)'는 메시지, '아임 데들리 시리어스(I'm Deadly Seriousㆍ나 정말 진지해요)' 등 영화의 명대사가 적힌 밴드를 부착했다고 전했다.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이 모든 아시아계 사람들에게 승리처럼 느껴졌다는 할리우드 리포터 측의 말에 이 부회장은 "너무 기쁘다. LA에서 살며 많은 아시아인들이 여러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는 걸 봤다. 이제 아시아인들이 인정받고 노력을 증명할 때가 됐다"고 화답했다.
이 부회장은 "난 세계 사람들이 언젠가는 한국의 콘텐츠를 즐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CJ가 제작자들로 하여금 그들의 열정과 창의력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 노력했다"면서 "이렇게 인정받을 때마다 더 많은 자신감을 갖게 된다. 이것이 우리가 지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우리는 지금도 창작자들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CJ는 다양한 예술 영화 제작을 지원하고 있고, 많은 감독들이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들을 위한 더 좋은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아카데미를 위해서 영화를 만들지는 않겠지만, 모든 이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지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고무되어 새로운 영감을 받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봉준호 작품은 차기작으로 한국 영화 1편과 영어 영화 1편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할리우드 리포터가 "봉준호 감독과 차기작도 함께 할 것이냐"고 묻자 이 부회장은 "우리는 항상 얘기는 하지만 아직은 발표할 것이 없다"며 "봉준호 감독은 '나는 글도, 연출도, 제작도 해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니 좀 기다려 달라했다"고 답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SBS funE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