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학 시절, 때때로 정말 극한의 벼락치기를 했습니다. 일명 '초치기'입니다. 하루에 두세 과목씩 시험이 있을 때면 정말 숨도 안 쉬고 '초 단위'로 끊어서 공부해야 하는데 당연히 잠자는 시간도 아깝기 마련이죠. 도서관에서 밤을 새고 그 다음날 시험 때까지 벼락치기를 하다, 시험이 끝나는 오후 3, 4시쯤 열량이 높은 삼겹살을 구워 먹은 뒤 학교 근처 DVD방에서 제일 긴 영화를 틀어달라고 해서 2시간 정도 잡니다.
그 후 간식거리만 사다 들고 도서관으로 향해 다음날 시험때까지 또 초치기를 하는 겁니다. 하루 2시간 수면에 자연히 1일 1식을 하게 됩니다. 사람이 할 짓이냐고요? 물론 시험 기간인 일주일 동안은 거의 거지꼴을 면치 못했습니다. 그리고 공부한 내용도 눈꺼풀에 가득 올려놨다가 시험지에 후두두둑 떨어뜨리는 느낌으로 털어버리고 다음 날 되면 아무런 기억도 없는 '뇌순녀'가 되어버리는 거죠.
![졸음운전 막는 커피 냅](http://img.sbs.co.kr/newimg/news/20180316/201161615_1280.jpg)
여기서 '커피냅'을 논하기 전에 미리 밝혀둘 것이 있습니다. '커피냅'은 절대 수면의 질을 높여주는 방법이 아니고, 임시방편일 뿐입니다. 따라서 수면학회에서는 오히려 '비추'하는 방법이며,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꼭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화물차나 버스를 매일 운전하는 직업운전자는 더더욱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벼락치기 하듯 어쩔 수 없을 때, 예를 들어 명절에 고향 내려가면서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졸음이 쏟아질 경우, 졸음쉼터나 휴게소에서 쪽잠을 자야 할 텐데요. 이럴 때 그냥 자는 것보다 커피 등 카페인 음료를 마시고 자는 게 깨어났을 때 더 정신이 맑은 느낌이 들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또한 밤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절대 수면의 질을 높일 수는 없다는 점 강조 또, 강조하겠습니다.
가끔 커피를 마셨는데도 잠이 쏟아지고, 또 어떤 때는 그렇게 커피를 마시고 잠깐 자고 일어났더니 그냥 낮잠을 잤을 때 보다 정신이 말똥말똥해진 경험이 있으실 텐데요, 바로 이런 원리를 '커피냅'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졸음운전 막는 커피 냅](http://img.sbs.co.kr/newimg/news/20180316/201161617_1280.jpg)
카페인이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는데, 그 시간이 15분에서 20분 정도가 됩니다. 그래서 이 시간 동안 선잠을 자서 아데노신을 없애는 동시에 깨어났을 때는 카페인이 효과를 발휘하며 일명 '멍 때리는' 느낌을 지울 수 있는 겁니다.
커피냅이 효과를 보려면 20분 이내로 자야 합니다. 그 이상 잠자게 되면 깊은 잠의 단계까지 진행돼 잠이 덜 깨서 피곤하고 나른한 '수면 무력증'을 겪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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