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 북한의 미사일보다 위협적인 것은 성완종 리스트인가 봅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을 초토화시킬 킬-체인과, 날아오는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KAMD를 구축하는 것보다 성완종 리스트의 직격탄과 파편을 막을 대응책이 간절한가 봅니다. 안보보다는 정권과 당의 안위가 우선이었습니다.
그들이 그러든 말든 군은 어제(20일) 국산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L-SAM 개발 계획을 발표하며 사드 도입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한국형 사드를 개발할 것이며 미국의 사드를 도입할 계획은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미군이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할 계획을 내부적으로 조율하고 있으니 머잖아 한반도에는 우리 군의 L-SAM과 주한미군의 사드가 북한 미사일에 대한 이중의 상층 방어망을 구축할 전망입니다.
국방부는 어제 확정한 국방중기계획을 통해 내년부터 5년간 232조 원 규모의 전력 증강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국형 사드 L-SAM 개발 일정이었습다. 처음으로 L-SAM 개발에 본격적인 예산이 투입되기 시작합니다.
우선 내년부터 5년간 5천억 원이 L-SAM 개발에 투입됩니다. 그리고 2023년까지 추가로 6천억 원을 더 들여 L-SAM 개발을 마친다는 계획입니다. 개발에 1조 1천억 원 드는 셈입니다.
L-SAM은 곧바로 양산에 들어갑니다. 양산 비용은 1조 2천억 원입니다. 2020년대 중반에 L-SAM 4개 포대를 전력화할 계획입니다. 개발과 양산에 드는 총 비용은 2조 3천억 원입니다. 미국의 사드 1개 포대가 1조 5천억 원 정도이니 사드 1.5개 포대 값으로 L-SAM 4개 포대를 구축한다는 계산입니다.
L-SAM 개발은 대단한 도전입니다. 탄도 미사일 요격용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은 지금까지 미국과 러시아, 이스라엘만 개발해서 전력화에 성공했습니다. 다양한 지대공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러시아 미사일을 카피한 것에 불과합니다.
이제 우리나라가 세계 4번째로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개발에 도전하는 순간이라고 군은 밝혔습니다. 군은 은근히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군사 기술 중에 유도 무기 기술은 단연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의 L-SAM 구상은 요격 고도를 50km 이상으로 잡고 있습니다. 최소 요격고도가 50km 이상이고 최대 요격고도는 유동적입니다. 요격고도가 40~150km인 미국의 사드보다는 못하겠지만 제법 실한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군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여곡절이야 많겠지만 괜찮은 국산 지대공 미사일이 탄생하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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