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6일) 눈이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수도권은 겨울왕국처럼 하얗게 변했습니다. 도로에 차들이 멈춰 서면서 눈을 치워야 할 제설차량까지 함께 발이 묶였고, 재난 문자도 제때 오지 않으면서 사람들은 길 위에서 몇 시간을 그냥 보내야만 했습니다.
도시가 마비될 만큼 왜 이렇게 대응이 늦어진 건지, 이 내용은 한소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젯밤 지자체 민원실에는 눈 치워달라는 전화가 빗발쳤습니다.
[한상희/서울 강남구 : 저희가 (차 밀기를) 2시간 반 정도… 너무 화가 나서 전화를 했어요. 강남구청에다가도, 그런데 통화량이 많아 연결이 안 된다고.]
기다리다 못해 직접 제설함을 찾았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김향숙/서울 관악구 : 제설함에 있는 염화칼슘이라도 뿌리려고 와봤는데 아예 통에 넣어 놓은 흔적이 없어요.]
서울시는 폭설 가능성에 대비하지 않고 염화칼슘 사전 살포 조치만 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 4시 발령할 때 기상청에서는 4cm 미만 정도로 눈이 오는 걸로 일기예보에 눈 그림을 그려놨어요.]
기상청은 이미 오전 11시에 서울에 최대 8cm 눈을 예보하며 대설 예비 특보를 내렸고, 그 사실을 서울시에 전화로 알려주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제설차량을 결빙구간에 미리 대기시키지 않은 겁니다.
뒤늦게 출동한 제설차들은 퇴근길 차량에 갇혔습니다.
[강남구청 관계자 : (도산대로, 테헤란로 등에) 미리는 안 뿌렸고. 뿌리러 나갔는데 교통 정체랑 그런 것 때문에 갇혔죠. 제설차량이.]
재난 문자도 이미 큰 눈이 내리던 저녁 8시 28분쯤에야 발송됐고, 그나마 다음날 출근길 혼잡을 대비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경찰도 늦장 대응했습니다.
예상 적설량이 5cm가 넘으면 비상근무로 전환하고 인력을 보강해야 하지만 오늘 아침에서야 추가 배치가 이뤄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는 내일까지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집중배차를 30분씩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주용진, 영상편집 : 최은진,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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