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식약처에 비만 치료제 '위고비'에 대한 청소년 허가 신청이 접수돼 화제였습니다.
10대들이 투약했을 때 문제는 없는지, 조심해야 할 점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비만은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리고 위고비는 비만치료제죠, 비만이 병인가 싶겠지만 의사들은 질병이라 강조합니다.
[김용진/양지병원 비만당뇨수술센터장 : 비만이 왜 질병이냐면 호르몬 시스템에 이상이 생긴 거고.]
[정인하/고대안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 식욕과 관련된 중추 신경계나 이상이 있는 경우에도 비만이 있을 수가 있고, 그래서 비만을 질병으로 보는 것이 저는 더 적합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몸에선 GLP-1이라는 호르몬이 나옵니다.
GLP-1은 인슐린을 조절해 혈당을 낮춰주거나 식욕을 억제해 주는데 이 호르몬의 유지시간은 약 2분 남짓!
위고비에는 세마-글루타이드라는 성분이 있는데 이 성분이 GLP-1의 작용 과정을 모방합니다.
그래서 췌장에선 인슐린 분비를 조절해 혈당을 낮춰주고 위장에선 소화과정 자체를 느리게 만들고 뇌로 하여금 포만감을 지속시키죠.
현재 국내에선 고혈압과 수면 무호흡증 등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비만 지수, 즉 BMI가 27 이상인 성인 환자의 경우 위고비를 투여하는데요.
미국이나 유럽은 12세 이상 청소년에게도 위고비 처방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왜 지금까지 청소년 처방을 안 했던 걸까요?
식약처에 물어보니 최초 허가 신청 당시부터 지금까지 청소년 투여에 대한 허가 신청이 없었고, 미국과 유럽의 경우 관련된 근거 자료 제출로 심사가 이루어진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즉, 별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허가 신청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
청소년이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해야 할 부작용은 없을까요?
대표적으로 알려진 위고비 부작용은 구역이나 구토, 변비 혹은 설사와 췌장염 등 위장 쪽 문제입니다.
청소년도 큰 차이는 없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남가은/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일반적으로 성인 연구에서 나타났던 부작용과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다만 학계에 보고된 청소년 위고비 임상 사례에 한계가 있어 지켜볼 필요는 있습니다.
[정인하/고대안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연구된 게 없고 이 연구 자체에 아시아 인종이 3명 정도밖에 포함되지 않은 걸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아시아인 대상으로 안전성이나 임상연구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위고비가 기본적으로 '요요'라는 한계가 있어 이 점을 고려한 체계적인 치료 계획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김용진/양지병원 비만당뇨수술센터장 : 위고비는 기존 비만 치료제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한계, 끊으면 요요라는 한계를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환자들이 입을 그대로 빌리면 입이 막 터지죠. 환자분들이 목표 체중에 도달하고 나면 투약 간격을 좀 넓히거나 감량된 체중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약물 치료기간을 길게 가져는 (게 중요한) 거죠.]
위고비 청소년 처방과 관련해 언제 결론이 날 것 같냐는 질문에 식약처는 구체적인 답변을 주기 어렵다며 안전성과 유효성 등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