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9구급차에서 태어난 아기의 모습
산통을 느껴 병원으로 옮겨지던 30대 임신부가 119구급차 안에서 무사히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8시 31분쯤 필리핀 출신 임신부 A(37) 씨의 남편이 정선 고한119안전센터를 다급하게 찾아왔습니다.
A 씨의 남편은 "출산 예정일보다 빨리 아내의 진통이 시작됐다"며 구급차 이송을 요청했습니다.
당시 A 씨와 남편은 자차로 병원으로 이동하던 중 진통 간격이 짧아지자 급히 소방 당국에 도움을 청했습니다.
이에 고한 119안전센터 소속 김 모 소방교와 서 모 소방사는 A 씨를 구급차에 태워 그가 평소 진료받던 강릉 한 산부인과 병원으로 곧장 출발했습니다.
달리는 구급차 안에서 급히 문진하고 분만 세트를 준비하던 찰나, A 씨가 다급히 외쳤습니다.
"아기가 나올 것 같아요!" 출발 10분도 채 되지 않아 아기의 머리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서 소방사가 구급차를 도로 밖 안전한 곳에 정차하고, 김 소방교는 의사의 의료 지도를 받아 응급 분만에 나섰습니다.
김 소방교가 응급 분만을 시도한 지 2분가량이 지난 오후 8시 46분쯤 구급차 안에서 우렁찬 남자아이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이들 구급대원은 신생아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며 탯줄을 자르고 보온을 유지하기 위해 조치했습니다.
또 A 씨 응급처치와 태반 박리까지 실시한 뒤 신속히 A 씨를 강릉 산부인과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이들의 기민한 대처로 현재 A 씨와 아기의 건강 상태는 모두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소방교는 "구급차에서 아기를 받은 건 처음이라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지만, 119구급대원 응급분만 교육 경험 덕분에 잘 대처할 수 있었다"며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줘서 고맙고 앞으로 잘 자라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유영민 정선소방서장은 "구급대원들이 침착하게 대처해 소중한 새 생명이 건강하게 탄생할 수 있었다"며 "퇴원 후 축하의 뜻을 전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사진=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