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주목받는 미일 간 관세 협상이 조기에 타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일본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은 현지시간 지난 16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진행된 미일 관세 협상 내용을 전하면서 "상호관세가 유예된 90일간 미일 양국이 합의점을 찾기는 용이하지 않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약 50분간 면담하고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75분간 회담했지만 "미국 측의 구체적 요구는 나오지 않았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협상에서 미국 요구를 파악해 앞으로 미국 측에 제안할 패키지 안을 만들겠다는 일본 정부의 전략이 첫 협상부터 어그러진 셈이 됐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양국은 첫 관세 협상 결과로 "가능한 한 조기에 합의한다"는 문구를 내세웠지만 현실 상황은 다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산케이신문도 "패키지 안을 위한 국내 협의는 금방 정리될 것 같지 않고 양국이 목표로 삼은 조기 합의는 전망할 수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신문은 트럼프 정부가 그동안 자동차 수출입 차이, 쌀 수입 규제, 방위비 분담액 등을 불만으로 제기하고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 개발에 대한 협력을 거론해 왔지만, 쌀 수입은 농가 반발이 예상되고 알래스카 사업은 채산성을 불안시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일본 정부는 25%의 자동차 관세 제외를 우선 해결해야 할 사항으로 보고 미국의 자동차 안전기준을 일본에서 인정해 주는 방안도 협상 카드로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일본이 다른 나라들보다 협상 테이블에 먼저 앉았지만 조기 합의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90일간의 상호관세 유예 기한이 도래하는 7월에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어 일본으로서는 농업 분야의 양보가 어려운 상황이 된다고 예상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이 이번 방미에서 미국 측 의향을 파악해 패키지 내용을 정밀 조사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갖고 있었다"며 "예상외의 전개에 일본 정부가 협상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상황으로 몰렸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첫 협상에서 일본 언론들이 꼽는 대표적인 예상외의 전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에 등장해 관세 협상과 방위비를 연계할 듯한 모양새를 보인 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장관급 협상 개시 전에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일본은 오늘 관세, 군사 지원 비용, 그리고 '무역 공정성'을 협상하기 위해 미국에 온다"며 방위비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은 "관세 협상에서 방위비 등 안보 문제가 거래 재료로 연계되는 것을 일본 정부는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