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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관세 전쟁' 속 조용히 웃는 나라는

트럼프발 '관세 전쟁' 속 조용히 웃는 나라는
▲ 현지시간 지난 2일 상호관세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불공정 무역 관행과 대미(對美) 무역흑자를 빌미로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한 충격파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지만 몇몇 국가들은 관세 전쟁의 잠재적인 승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로이터통신은 8일(현지시간) 트럼프발 관세 전쟁은 유럽연합(EU)과 일본, 한국을 포함해 미국의 오랜 우방과 가까운 교역 상대에 특히 큰 고통을 주고 있는 반면 브라질부터 인도, 터키, 케냐 등 경쟁 상대들에게는 오히려 희망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발 상호 관세로는 최저 수준인 10%를 부과받은 농업 강국 브라질의 경우 미국과 중국이 주고받는 보복 관세로 미중 농축산물 수출업자들에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는 짚었습니다.

트럼프 집권 1기 때에도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의 수입을 차단하면서 브라질 대두와 옥수수의 대중국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한 바 있습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이 중국을 비롯해 대미 흑자국에 집중된 터라 브라질처럼 미국과의 교역에서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대미 무역 적자국들은 무역 전쟁 와중에 이득을 취할 수 있다며 모로코, 이집트, 튀르키예 등을 열거했습니다.

이들 국가는 미국으로부터 무려 37%, 46%의 고율 관세를 맞은 방글라데시, 베트남과는 달리 많아야 10%의 상호관세가 부과돼 한숨을 돌린 바 있습니다.

이집트-튀르키예 합작 의류회사인 T&C 가먼츠의 마그디 톨바 회장은 섬유 분야에서 경쟁 상대로 중국, 방글라데시, 베트남을 꼽으면서 "미국은 이집트에만 관세를 부과한 게 아니라 다른 나라에는 훨씬 높은 관세를 매겼고, 이는 이집트에 매우 좋은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며 "기회가 눈앞에 왔고, 우리는 그것을 잡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튀르키예의 경우 수요 수출품인 철강과 알루미늄이 미국의 관세로 타격을 입었지만 다른 경쟁국들에 비해 형편이 나은 터라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외메르 볼라트 튀르키예 무역장관은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튀르키예에 미국이 부과한 관세는 "최악 중에는 최선"이라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북아프리카 모로코 역시 상대적인 수혜국으로 꼽힙니다.

모로코의 한 전직 관료는 "모로코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10%의 관세가 부과됐다"며 이는 "미국에 수출하고자 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를 모로코로 유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국이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케냐 역시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로 반사이익이 예상됩니다.

베트남 등 고율 관세의 직격탄을 맞은 경쟁국에 비교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특히 섬유 업체들의 기대감이 큽니다.

인도 자무의 한 카페트 공장에서 작업 중인 노동자

인도의 경우 26%라는 상당한 수준의 상호 관세를 부과받았음에도 중국,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의 다른 경쟁국들의 관세 충격이 더 큰 만큼 직물, 의류, 신발 등의 부문에서 대미 수출 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도는 아울러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고율 관세를 얻어맞은 터라 중국에서 생산되던 아이폰 생산의 상당량이 인도로 넘겨질 수 있다는 기대도 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멕시코의 경우에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근거한 미국 관세부과 예외 조처 덕분에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하다고 로이터는 덧붙였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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