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취재파일] 히드로 공항 폐쇄 여파가 반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까지?

임윤찬 배출한 콩쿠르, 올해 대회에서는 어떤 스타가 탄생할까

[취재파일] 히드로 공항 폐쇄 여파가 반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까지?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2022년 임윤찬이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미국을 대표하는 국제 피아노 콩쿠르입니다. 미국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을 기념해 그의 고향 텍사스에서 4년에 한 번 열리는데요, 제 17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 참가자를 뽑는 스크리닝 라이브 오디션이 지금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16회 대회가 2022년이었으니 4년 뒤면 2026년이지만, 당초 16회가 코로나 19 팬데믹 때문에 1년 늦게 열렸던 거라서, 원래 주기대로 2025년에 17회 대회가 열리는 겁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 수상자 발표 당시 임윤찬

현지 시각 3월 16일부터 22일까지인 오디션은 45개 국가 및 지역 출신 340명 지원자 중에 선정된 77명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이 77명 중에 라이브 오디션을 통과한 30명만이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진행되는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실력을 겨루게 됩니다. 오디션은 320여 석 규모의 포트워스 포트워스 TCU 펩시코 리사이틀 홀에서 25분 분량의 리사이틀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스크리닝 오디션의 일부가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진행된다는 소식입니다. 런던 히드로 공항이 화재로 폐쇄됐기 때문입니다. 히드로 공항을 통해 출국하려 했던 참가자들 몇몇이 발이 묶였고, 오디션 일정에 맞춰 텍사스에 도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콩쿠르 주최 측은 급하게 이들이 런던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오디션에 참가할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라이브 오디션은 모두 일반인의 관람이 가능한데, 오디션 마지막 날인 22일은 일정을 조정하느라 오전 리사이틀이 취소됐습니다.
폐쇄된 히드로 공항

팬데믹 시기에는 콩쿠르가 아예 취소되거나,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진행된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진행된 몬트리올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김수연은 정작 캐나다에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죠. 하지만 평소라면 콩쿠르를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한다는 건 굉장히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히드로 공항 폐쇄의 여파가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까지 미친 셈입니다.

저는 사실 반 클라이번 콩쿠르가 올해 진행된다는 것을 잊고 있다가, 히드로 공항 폐쇄로 피아니스트들의 발이 묶였다는 얘기를 듣고 챙겨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차 관문을 통과해 라이브 오디션에 참가한 한국인은 조우영 지현규 김혜림 김정진 김세현 김송현 이새범 박채영 신효진 유성호. 총 10명입니다. 라이브 오디션을 통과하는 30명의 명단은 4월 9일에 발표됩니다. 17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미국 텍사스 포트워스의 TCU 반 클라이번 콘서트홀과 베이스 퍼포먼스 홀에서 열립니다.
2017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 선우예권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임윤찬 이전에도 2017년 선우예권 우승, 2009년 손열음 준우승 등 한국인 수상자들을 배출했습니다. 그리고 2022년 대회에서 이 콩쿠르 역사상 최연소 우승자였던 임윤찬 덕분에 음악계를 넘어 일반에도 많이 알려진 콩쿠르가 되었습니다. 2022년 클라이번 콩쿠르는 콩쿠르 전 과정을 유튜브 생중계하는 데 많은 자원을 투입했는데요, 팬데믹 시기 높아진 동영상 수요에다 임윤찬의 화제성까지 겹쳐, 중계 영상은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콩쿠르 주최 측은 이번 대회에서도 경연 과정 생중계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입니다.

콩쿠르는 각 라운드가 모두 '리사이틀'로 진행되어, 수많은 젊은 피아니스트들의 개성 있는 연주를 골고루 맛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수상자가 누가 되느냐도 궁금하지만, 미래 음악계를 이끌 젊은이들이 최선을 다해 갈고닦은 기량을 펼치는 현장을 지켜보는 것 자체로 의미 있는 일입니다. 같은 곡을 참가자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치는지 눈여겨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되겠지요. 임윤찬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배출한 반 클라이번 콩쿠르, 2025년 올해 대회에선 또 어떤 피아니스트들이 활약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사진=클라이번 재단 제공)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