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극 해빙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예년보다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이 짧은 기간 지속하다 올해 여름이 오기 전 물러갈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10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의 최근 예측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발생한 라니냐가 올해 3∼5월 소멸하고 중립 상태로 돌아갈 확률이 60%에 이릅니다.
올해 4∼6월에는 이 확률이 70%까지 증가한다고 WMO는 설명했습니다.
라니냐가 2020년 9월 발생했을 당시에는 3년가량 지속했으나 이번에는 기간이 짧아졌습니다.
라니냐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예년보다 높아지는 엘니뇨와 반대 현상입니다.
영향은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납니다.
라니냐 시기에 유라시아와 북미 지역은 기온이 높고 서부 유럽과 호주는 기온이 낮은 경향을 보입니다.
동남아시아와 호주, 남미 북부 지역의 강수량은 라니냐로 인해 많아지고, 미국 남동부 지역에선 반대로 적어지는 사례가 많습니다.
엘니뇨와 더불어 세계 곳곳에 이상기후를 유발하는 기후 현상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라니냐가 지구 기온 상승을 일정 부분 억제하는 효과를 낸다는 게 통설이지만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지구 온난화를 지연하는 데에는 역부족이라는 진단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2023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으로 지구 평균 온도는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라니냐가 영향을 미친 작년 말부터 올해 2월 사이에도 온난화는 가속한 모습입니다.
WMO는 지난달 초 기준으로 극지방 해빙(바다얼음) 넓이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달 남·북극 해빙 넓이는 평균보다 8%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해빙 면적이 감소하면 태양광을 반사하던 얼음층의 역할도 줄어듭니다.
태양 에너지는 그만큼 바다로 흡수돼 또다시 해빙의 재생을 방해하기 때문에 악순환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진=Celine Heuze/University of Gothenburg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