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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마리우폴 극장 폭격 희생자 600여 명 이를 듯"

AP "마리우폴 극장 폭격 희생자 600여 명 이를 듯"
지난 3월 17일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극장 폭격 사망자가 당초 지방정부 추정치의 2배 수준인 6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마리우폴 극장 폭격은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이후 단일 공격으로 가장 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나온 참사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습니다.

당시 임신부와 신생아, 어린이까지 1천여 명이 러시아군의 공습을 피해 이 극장을 대피시설 삼아 모여들었다가 대규모의 희생자가 발생했습니다.

마리우폴 시 당국은 폭격 발생 2주일 뒤 극장 폭격 희생자가 약 300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AP통신 취재진은 생존자 23명과 구조대원을 인터뷰하고 전문가 등과 현장 조사를 벌인 결과 사망자는 그보다 훨씬 많은 600여 명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건물 평면도와 폭격 전후의 영상·사진 자료 등을 놓고 전문가 의견을 구한 내용도 반영됐습니다.

AP통신은 공습 당시 건물 내부에는 약 1천 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탈출한 사람은 200명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봤습니다.

이는 탈출을 목격한 사람들의 진술을 토대로 추산한 내용입니다.

폭격 때 건물 내부의 방과 복도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으며, 3㎡당 1명 정도가 자리를 차지하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발견되지 않은 시신들은 산산이 분해돼 버렸거나 러시아군에 의해 치워졌을 것이라고 생존자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AP통신은 또 마리우폴 극장이 우크라이나군의 기지로 사용됐다는 러시아 측 주장을 반박하는 증거도 소개했습니다.

생존자와 목격자 가운데 누구도 건물 내부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을 봤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는 데다, 러시아군이 민간 시설이라는 점을 알고도 폭격한 뚜렷한 정황이 있다는 겁니다.

폭격이 이뤄지기 전 극장의 세트 디자이너는 러시아 공군의 공격에 대비해 흰색 페인트로 건물 바로 밖 도로에 '어린이들'이라는 단어를 써놨지만, 폭격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국제 연구기관 폭발물 분석가인 마크 칸시안은 "폭탄이 정확히 건물에 맞았다는 점에서 그들(러시아군)이 극장을 타격 목표로 삼았다는 것이 확실하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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