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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의원 비자거부-"그게 아니고..."

얼마전 임종석 의원과 네티즌들과의 만남에 대해서 말씀드린 기억이 나네요. 이번에는 조금 다른 얘기입니다. 바로 임의원이 미국대사관측으로부터 비자발급을 거부당했느냐 여부에 대한 것이죠.

임의원은 이번 달 21일부터 일주일 정도의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민주당 특보단의 일원으로 정균환 단장과 함께 가는 길이죠. 미국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비자발급은 필수. 그런데 임의원은 지난해 6월 미국대사관측으로부터 비자발급을 거부당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얘기를 많이 들으셨을 걸로 생각하는데요, 바로 89년 전대협 의장으로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3년6개월동안 옥고를 치른 전과 때문이라는 아주 기분 나쁜 이유입니다. (임의원은 주한미국대사관에 사제폭탄 투척 사건이 있었는데, 그 전까지는 행위자만 처벌하다가 자신부터 배후조종자까지 처벌하는 바람에 아마 이 사건 전과가 직접적인 원인이 됐을 거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왜 기분이 나쁘냐 하면, 전과가 있었지만 민주화운동 경력으로 인정받아 사면복권됐고,무엇보다 대한민국 유권자들이 그들의 대표로 선출한 사람들에 대해서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면서 비자를 거부하는 미국의 오만함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공감하시지 않습니까? 어떤 정치인은 "한미 외교관계가 불평등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울분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얘기가 길어졌네요. 당초 지난달 말 임의원이 또 다시 비자발급을 거부당한 것으로 일부 신문에 보도됐었습니다. 역시 같은 이유였고 한 가지 덧붙여 비자발급을 거부당한 사람의 경우 향후 1년동안은 비자신청을 할 수 없다는 미국 대사관의 내부규정도 그 이유로 꼽혔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6월에 신청했다가 거부당했으니 1년 규정에는 해당이 안되는 것 같고, 그렇다면 이번에도 민주화 전과때문에? 하는 궁금증이 들었었는데 말이죠, 알고보니까 해프닝이었습니다.

이번 방미문제와 관련된 모든 세부적 일처리를 정균환 단장실에서 맡아서 하는데 정단장실과 임의원방 사이의 통화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즉, 비자발급을 신청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단지 "임의원이 지난해 거부당했고 1년동안은 안된다고 하던데..."하는 얘기가 오갔을 뿐인데, 그만 이런 얘기가 사실처럼 보도됐던 것이죠.

그래서 임종석 의원은 지난주 금요일(3일) 직접 미국대사관에 비자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임의원의 비서관은 주한 미국대사관의 반응으로 볼때 이번에는 비자가 나올 것 같다고 얘기하더군요.

그렇지만 석연치 않은 느낌은 여전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민주화운동 전과때문에 다른 나라로부터, 그것도 우방이자 동맹국인 미국의 비자발급을 거부당했다는 것만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그 외 어떤 나라든 그 이유로 비자발급을 거부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고 임의원은 말했습니다. 특히 입국심사가 엄격하기로 소문난 호주도 아주 극진한 대접을 하더라는 말도요.).

지난해 장영달 민주당 의원 역시 같은 이유로 거부당했다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미국대사관이 태도를 바꿔 비자를 발급해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회의원조차도 그렇게 홀대받으니 일반인들이 미국 비자나 이민 허가를 받기가 얼마나 어렵겠는가? 매일처럼 미국대사관 앞에 줄지어 서있는 사람들의 행렬도 그런 현실을 반증하는 것일 거다"는 한 정치인의 말이 귓전에서 떠나지를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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