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발표한 상호관세가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계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 삼성전자, 중국 제조사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수십 퍼센트에 이르는 고율의 '관세 폭탄'을 맞게 됐기 때문입니다.
오늘(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자사 스마트폰의 약 90%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이번에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율은 34%에 달합니다.
여기에 마약 유입 문제로 이미 20%의 관세가 추가된 상태여서, 백악관 설명에 따르면 애플 제품에는 사실상 54%의 관세율이 적용됩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증시 마감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애플 주가는 7.54% 급락했습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도 상황이 여의치 않습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인도, 브라질, 한국, 인도네시아 등으로 스마트폰 생산지를 다변화해왔지만, 미국이 베트남에 부과한 상호관세율이 46%에 이르는 등 주요 생산국 대부분이 고율 관세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인도는 26%, 브라질 10%, 한국 25%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갑작스러운 인상 폭을 고려하면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삼성전자는 또 지난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의 약 22%를 중국 등 외주 공장을 통한 ODM(제조업자개발생산) 방식으로 생산했는데, 이들 제품은 중국산으로 분류돼 54%의 고율 관세 적용을 받게 됩니다.
다만 해당 ODM 제품은 갤럭시 M, A 시리즈 등 중저가 모델이 주를 이뤄 프리미엄 제품 위주의 미국 시장에서는 타격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애플과 삼성전자 등 제조업체가 미국 시장에서 관세 부담을 제품 가격에 전가할 경우, 국내 가격 책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 이전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경기 변동과 잠재적인 미국 관세, 규정 준수 요건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