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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 대통령, 은행 부실 사태에 사임 발표…의회 수리 무산·탄핵 절차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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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

남미 파라과이의 산티아고 페냐 대통령이 현지시각 어제(5일) 대형 디지털 은행의 부실 사태와 관련한 이해충돌 의혹으로 탄핵 위기에 몰리자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의회가 사임 수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면서 페냐 대통령은 여전히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으며, 상원에서 탄핵 절차가 계속될 전망입니다.

탄핵 위기에 사임 발표…"국가 안정 위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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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통신과 스페인 EFE 통신 등에 따르면, 페냐 대통령은 어제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영상에서 "국가의 안정과 사회적 평화, 민주주의 제도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임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면 사과하고 싶다면서도, 국민이 보내준 신뢰를 저버릴 의도는 결코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페냐 대통령은 2023년 8월 취임했으며, 당초 임기는 2028년 8월까지입니다.

여당 의원 퇴장에 사임 수리 무산…탄핵 절차 계속

그러나 페냐 대통령의 사임 수리 여부를 결정하는 의회 표결은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파라과이 주요 일간지 ABC Color에 따르면, 현지시각 5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페냐 대통령의 사임 수리 여부를 표결하던 도중 집권당 의원들이 회의장을 떠나면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회의가 무효로 처리됐습니다.

ABC Color는 집권당 의원들이 사임 수리에 필요한 찬성표를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회의장을 떠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페냐 대통령의 사임은 수리되지 않았고, 헌법상 대통령직을 유지하게 됐습니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 일부 의원들도 대통령의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상원의 조속한 탄핵 심리를 촉구했습니다.

여당 소속 구스타보 레이테 상원의원은 상원 지도부가 탄핵 심리 일정을 결정하면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파라과이 헌법에 따르면 하원은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소추하고, 상원은 탄핵 심판을 통해 파면 여부를 결정합니다.

파라과이에서는 대통령이 사임하면 종신 상원의원 지위를 얻을 수 있지만, 탄핵 심판에서 유죄가 인정돼 파면될 경우에는 이 지위가 부여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상원의 심판 결과가 페냐 대통령의 향후 법적 지위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여당도 탄핵 지지…하원, 찬성 78표로 소추안 가결

앞서 페냐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야권뿐 아니라 집권 여당까지 지지하면서 급물살을 탔습니다.

지난 4일 야권 의원 등을 중심으로 페냐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추진됐고, 5일에는 집권 콜로라도당, 공식 명칭 공화국국민연합(ANR) 의원들까지 탄핵 지지로 돌아섰습니다.

특히 전직 대통령이자 집권당 대표인 오라시오 카르테스도 탄핵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 페냐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급격히 좁아졌습니다.

파라과이 하원 공식 발표에 따르면, 어제 열린 임시회의에서 출석 의원 78명 전원이 찬성해 페냐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가결했습니다.

반면 페드로 알리아나 부통령에 대한 탄핵안은 찬성 30표, 반대 48표로 부결됐습니다.

고객 300만 명 은행 부실…대통령 이해충돌 의혹 확산

이번 사태는 파라과이의 대형 디지털 은행인 우에노 은행의 부실이 드러나면서 촉발됐습니다.

파라과이 중앙은행은 지난 2일 우에노 은행의 지급능력 관련 지표가 법정 최소 기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사실을 확인하고 은행 정리 절차 개시를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고객들이 예금 인출과 결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금융 혼란이 확산했습니다.

중앙은행은 예금자 보호를 위해 예금보장금 지급 절차에 착수했으며, 우선 예금액이 1천만 과라니 이하이고 다른 금융기관에 계좌를 보유한 고객 등을 대상으로 지급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에노 은행의 고객은 약 300만 명에 달하며, 약 8억 5천만 달러의 공공자금을 관리해 왔습니다.

이 가운데는 파라과이 국가 연기금 등 공공기관의 자금도 포함돼 있어 은행 부실에 따른 국민적 우려가 커졌습니다.

우에노 은행은 2021년 디지털 금융회사로 출범한 뒤 빠르게 성장했으며, 페냐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23년 말 은행 영업 허가를 받았습니다.

페냐 대통령이 과거 우에노 은행 지배기업의 지분을 보유했던 데다 은행 관련 인사를 중앙은행장으로 임명한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이해충돌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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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부실 사태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하면서 수도 아순시온에서는 예금자와 시민들의 항의 시위가 잇따랐습니다.

검찰 수사도 시작…대통령 법적 책임 주목

이런 가운데 페냐 대통령에 대한 형사수사도 시작됐습니다.

파라과이 주요 일간지 ABC Color에 따르면, 검찰은 경제범죄·반부패 담당 검사들로 별도의 수사팀을 구성해 페냐 대통령의 우에노 은행 관련 의혹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은행 감독과 부실 처리, 공공자금 예치 과정 등을 둘러싼 의혹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페냐 대통령은 불법 행위 의혹을 부인하고 있으며, 자신의 방어권을 행사하고 관련 조사에도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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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영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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