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충남 태안 마도 해역은 고려와 조선 시대, 남쪽 지방의 물자를 수도로 실어 나르던 뱃길이었지만, 물길이 험해 난파 사고가 잦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최근 이 일대 수중 발굴 조사에서 800년 전 고려의 해상 운송망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들이 잇따라 확인됐습니다.
류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바닷속 모래 위로 길쭉한 나무 조각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고려시대 화물 내역을 적은 나무표 '목간'입니다.
지금의 경남 사천과 진주 일대를 가리키는 지명이 적혀 있습니다.
청자와 도기, 볏섬 같은 고려시대 유물까지 잇따라 나오면서 연구진은 이 일대에 6번째 난파선 '마도6호선'이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선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경상도에서 출발한 고려 선박의 흔적이 발견된 것은 처음입니다.
[신종국/국립해양유산연구소 수중발굴과장 : 세곡(세금으로 거둔 곡식)들을 모아놨던 '통양창'이라는 창고가 있었던 지역이고 처음 경상도 지역의 선박이 확인된 겁니다.]
지난해 청자와 선체 조각이 나온 마도5호선도 올해 목간이 발굴되면서 항해 시기와 경로를 추정할 단서가 확보됐습니다.
1208년 봄, 전남 영암 일대의 화물을 싣고 고려 수도 개경으로 향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주목되는 것은 앞서 2009년에 발견된 마도1호선도 같은 시기 전라도 서남부에서 개경으로 가던 배였다는 점입니다.
두 배에서 나온 목간 일부는 같은 사람이 쓴 것으로 추정되고, 난파 지점도 불과 250m 거리입니다.
연구진은 두 배가 함께 개경으로 향하다 악천후를 만나 침몰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경호/국립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 : 한 척이 아니라 최소한 두 척 이상 출발했다. 어떤 형태로 조세를 실어서 어떤 사람들에게 운송했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게 됐고요.]
전라도에 이어 경상도 출항선의 흔적이 확인되면서 마도 해역은 고려시대 해상 물류망을 복원할 핵심 수중 유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박나영, 디자인 : 서승현·김예지, 자료제공 : 국립해양유산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