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묶음 수십 병이 쌓여 있고, 대형 쇼핑카트에는 통조림과 시리얼, 멸균우유 같은 비상식량이 가득 담겼습니다.
최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쟁이나 대형 재난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해 물품을 사재기하고 '생존가방'을 쌌다는 인증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온라인에 쇼핑몰 주문 내역을 공개한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라면 40개와 휴대용 가스버너, 에너지바 등을 주문한 사실을 밝히며 "정수필터와 정수 알약, 화생방 마스크 등을 포함해 5인 식구 각 하나씩 재난 가방을 구매했고, 비용은 400만 원 들었다"고 구체적인 지출 금액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단수에 대비한 접이식 이동식 변기와 봉투, 태양광 보조배터리 등 챙기는 물품 종류도 전문적입니다.
건전지를 종류별로 전용 케이스에 정리하거나, 소변 응고제와 작업용 장갑, 톱까지 갖췄다는 글도 눈에 띕니다.
이처럼 비상 물자 비축 열풍이 불어닥친 데는 최근 불안해진 국제 정세에 대한 불안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등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고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혹시 모를 위급 상황에 대비하려는 심리가 급속도로 확산한 겁니다.
여기에 지난달 말 영국과 스웨덴, 독일 등 주요국 정부가 "최소 3일에서 최대 2주일 치 비상 물품을 비축하라"고 권고한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불안감을 더욱 자극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체크리스트를 공유하며 사재기 동참을 유도하는 글도 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상적인 재난 대비 차원의 합리적 수준을 유지하되 지나친 공포감에 휩싸인 무분별한 사재기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취재 : 이현영, 영상편집 : 이유진, 디자인 : 이수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