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대전화 화면 속 인스타그램 로고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세밀하고 신속한 논의를 지시한 청소년 소셜미디어(SNS) 이용 제한 방안은 이미 세계 각국에서 도입됐거나 검토 중인 조치입니다.
SNS 중독과 유해 콘텐츠 노출에 따른 각종 폐해로 10대 청소년들의 이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은 것이 이러한 논의 확산의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최근 세계 각국에서는 특정 연령을 기준으로 청소년 SNS 이용을 제한하는 정책을 잇따라 채택하고 나섰습니다.
첫 테이프를 끊은 나라는 호주입니다.
호주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차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호주에서 16세 미만 이용자의 계정 보유를 막기 위해 합리적인 조처를 하지 않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에는 최대 4천950만 호주달러(약 464억 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호주를 시작으로 청소년 SNS 이용 제한 논의는 유럽과 아시아, 남미 등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했습니다.
영국은 내년 초부터 16세 미만 이용자의 SNS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16∼17세 청소년에 대해서는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심야시간대 SNS 사용을 차단하기로 했습니다.
규제 대상 플랫폼에는 유튜브·인스타그램·페이스북·틱톡·엑스(X·옛 트위터) 등이 포함됩니다.
영국 정부는 연말까지 관련 입법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입니다.
캐나다·뉴질랜드·스페인 정부도 16세 미만 아동의 SNS 이용 금지 조치를 추진 중입니다.
그리스에서는 내년부터 15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이 법으로 금지되며, 덴마크 정부도 15세 미만 청소년의 특정 SNS 플랫폼 이용을 금지하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14세 미만 이용자의 SNS 접근을 차단하기로 했습니다.
유럽연합(EU)은 한발 더 나아가 27개 회원국 전역에서 13세 미만 아동의 SNS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EU 키즈법'(EU kids Act) 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법안에 따르면 13세 미만 아동은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 이용이 전면 금지되며, 13∼14세 아동은 부모의 감독하에 전체 이용 시간이나 낯선 사람과의 접촉이 제한되는 '미니 계정'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3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유튜브와 틱톡·인스타그램·엑스(X·옛 트위터)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16세 미만의 계정 생성을 금지하는 정부 규제를 시행했습니다.
이어 말레이시아도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 금지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튀르키예는 15세 미만을 대상으로 SNS 사용을 금지했습니다.
남미 최대 국가 브라질도 동참했습니다.
브라질은 16세 미만 청소년이 법적 보호자의 관리·감독하에서만 SNS를 사용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이용규제법을 도입했습니다.
청소년 계정을 법적 보호자의 계정에 연계해 콘텐츠 사용 지도를 받도록 의무화한 것입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전 세계 20개국 이상이 이러한 청소년 SNS 규제 법안을 처리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각국 정부가 내세운 SNS 규제 근거는 청소년 보호입니다.
키어 스타머 전 영국 총리는 지난 6월 청소년 SNS 사용 금지 발표 당시 "이런 플랫폼은 위험한 콘텐츠에 어린이들을 노출시키며 중독되도록 설계됐다"며 "(이용 금지는) 어린이에게 어린 시절을 되찾아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10대들의 SNS 이용을 법으로 규제하는 건 청소년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반론도 제기됩니다.
프랑스는 15세 미만 청소년이 SNS 계정을 개설할 수 없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했지만, 프랑스 헌법위원회의 위헌 결정으로 제동이 걸렸습니다.
헌법위원회는 해당 법 조항이 "15세 미만 청소년의 표현 및 의사소통의 자유에 적절하지 않고, 필요하지 않으며, 비례적이지 않은 침해"를 가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프랑스 정부는 헌법위원회가 법안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며 법안을 정비해 재추진 중입니다.
규제의 실효성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3월 호주 정부 발표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부모 10명 중 7명은 자녀들이 금지 조치 시행 후에도 여전히 SNS를 쓸 수 있는 상태라고 답했습니다.
앞서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유럽·호주·캐나다 등의 청소년 SNS 이용 제한 논쟁을 언급하며,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에게 "논의를 세밀하게, 신속하게 해보도록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