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의 이란 게슘섬 연안
미국이 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이란의 전략적 요충지인 게슘 섬을 공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당국자들은 이번 공격과 관련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을 자유롭게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방어적 성격의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이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 동부에서 경로를 이탈해 운항하던 유조선이 기뢰와 충돌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 미국 측 당국자는 이번 공격은 이란이 미군 항공기를 공격한 데 따른 대응 조치라고 미 CNN 방송에 말했습니다.
다만, 이란의 구체적인 공격 시점이나 내용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미군의 중동 군사 작전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번 공격에 대해 공식 발표하지 않았으며, WSJ의 논평 요청에도 즉각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최근 몇 주간 이란을 상대로 제한적 공습을 이어왔으며, 대규모 군사작전을 재개할 의도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기 위해 이를 비공개로 유지하고 있다고 한 당국자는 전했습니다.
CNN이 인용한 당국자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도 미군의 '방어적 조치'가 과장되게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공격 사실을 비밀에 부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란과 물밑 협상을 이어가는 미국이 추가 군사 대응을 가급적 자제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중간선거를 하루 앞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은 합의를, 가능한 한 빨리 원한다. (합의는) 성사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현재 이란과 전면적 무력 공방이 없다면서 "우리는 대화만 할 뿐이다. 이건 전쟁이 아니다. 이건 '소프트 워'(비군사적 전쟁)"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날 취재진이 선거 후 이란 공격 재개를 검토하느냐고 묻자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으며,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 인터뷰에서도 이란 공격 재개 여부와 관련해 "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무엇인가를 할 것이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JD 밴스 부통령도 이날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이란 측과 여러 좋은 논의가 이뤄졌다면서 "대통령도 나도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을 꽤 좋게 보고 있다. 우리는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이날 새벽 호르무즈 해협 요충지인 게슘 섬 인근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습니다.
게슘 섬은 이란의 핵심 군사 거점이자 주요 석유·가스 인프라가 밀집한 곳입니다.
페르시아만 근처에서 생산된 원유와 천연가스를 저장하고 수송선에 싣는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도 게슘 섬에 구축돼 있습니다.
비슷한 시점에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항구 도시인 반다르 아바스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고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7% 넘게 급락했다가, 미국의 게슘 섬 공격 소식이 전해진 뒤 소폭 반등했습니다.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날 7.63% 내린 배럴당 104.77달러에 거래를 마친 뒤 다시 1%가량 오른 106달러대에 거래됐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