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검찰청을 폐지하고 중수청과 공소청 신설을 골자로 한 새 형사사법체계가 시행된 지 오늘(2일)로 한 달을 맞았습니다. 새로운 시스템이 현장에서 과연 제대로 안착하고 있는지 저희가 점검해 봤는데요. 시행 전부터 우려됐던 문제점들이 실제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먼저, 동은영 기자입니다.
<기자>
'수사'란 과연 무엇일까요?
다양한 답변이 나올 수 있지만, 법적인 관점에서 수사란 형사 재판에 사용할 증거를 수집하는 일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새 형사소송법의 핵심인 검사 수사권의 폐지는, 검사가 증거 수집을 못 하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한 달 동안 시행해 보니, 바로 이점 때문에 문제점이 발생했단 지적이 나옵니다.
사건 처리 지연과 영장 반려, 그리고 재판 과정의 혼란 등 세 가지로 압축됩니다.
먼저 사건 처리 지연입니다.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이 출범하면서 보완수사 요구가 폭증했습니다.
경찰에게 사건을 송치받은 검사가 기소 여부를 바로 결정하지 못하고, 보완수사를 해달라고 경찰에 요구하는 횟수가 증가한 겁니다.
만약 야간주거침입절도죄 적용 여부를 검사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인데, 사건 기록에 일몰 시각 정보가 빠져있다고 하면, 과거엔 검사가 일몰 시각을 확인해서 기록에 추가한 후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일몰 시각 추가조차 증거 수집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보완수사 요구를 해야합니다.
과거엔 검사가 직접 수집했을 만한 증거도 보완수사 요구로 확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이러다 보니 지난 한 달 동안의 보완수사 요구 건수는 지난해 월평균 건수보다 35% 이상 늘어났고, 사건 처리는 지연될 수밖에 없습니다.
영장 반려 증가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새 형소법 시행 후 한 달 동안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검사가 반려한 경우가 늘었는데, 이 역시 검사가 직접 증거를 수집할 수 없어 경찰에 보완을 요청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재판 과정도 혼란스럽습니다.
이전에는 피해자가 재판 과정에서 공판 검사에게 증거를 제출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검사가 이런 증거도 받을 수 없다는 해석이 우세해 피해자 입장에선 증거를 어디에 내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