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전 홋카이도 시레토코반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관광선
일본 홋카이도 북동쪽 끝 시레토코반도를 마주 보는 라우스초의 해변에 전화선이 연결되지 않은 다이얼식 유선전화기가 설치돼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사히신문과 구시로신문 등에 따르면 '바다의 전화'라는 이름의 이 검은색 전화기는 4년 전 시레토코 유람선 침몰 참사 유족들이 희생자들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설치됐습니다.
'생각의 역'이라는 이름을 가진 전화 부스에는 파도를 타고 생각을 전한다는 이 전화기의 취지가 적혀 있습니다.
시레토코 유람선 침몰 참사는 2022년 4월23일 발생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명소 시레토코반도를 둘러보는 유람선 가즈원이 악천후 속에 26명을 태운 채 침몰했습니다.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20명이 숨졌고 6명은 아직도 행방불명 상태입니다.
침몰한 선체는 수심 120m 해저에서 발견됐습니다.
전화기와 부스는 자원봉사로 행방불명자 수색을 계속하고 있는 사쿠라이 겐지 씨 등 라우스초 주민들과 희생자 유족 A 씨가 함께 만들었습니다.
전처와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이 행방불명 상태인 이 유족은 1일 수화기를 들고 "만나고 싶다, 나를 슬퍼하게 하지 않게 하려고 발견되지 않은 것 맞지?"라는 말을 파도에 실었습니다.
바다의 전화는 동일본대지진 이후 이와테현 가미헤이군에 설치된 바람의 전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설치됐습니다.
쓰나미에 희생된 가족을 기리기 위해 유족이 만든 것으로, 영화로 제작될 정도로 화제가 됐습니다.
A 씨는 "사고로 소중한 사람을 잃은 피해자 가족은 물론, 친구와 지인도 부담 없이 들러서 전하지 못했던 말을 전화로 말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쿠라이 씨는 "남겨진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살아가고 있다며 유족들이 마음속의 생각을 드러낼 안전한 장소가 됐으면 한다"라고 전했습니다.
(사진=NHK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