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군 복무 중 숨진 군인의 순직 사실을 약 30년 만에 알게 된 유족에게 보상금 지급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오늘(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0부(정은영 부장판사)는 최근 A 씨 유족이 국군재정관리단장을 상대로 낸 '군인사망보상금 지급불가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A 씨는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이듬해인 1954년 9월 육군에 입대해 건설공병단 소속으로 복무하던 중 1956년 11월 사망했습니다.
육군본부는 1996∼1997년께 A 씨의 사망을 '순직'으로 재분류했지만 유족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약 28년이 흐른 지난해 5월에서야 A 씨 유족에게 순직 사실을 통보했습니다.
유족은 같은 해 11월 사망보상금을 청구했고 국군재정관리단은 소멸시효가 지났다며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옛 군인사망급여금 규정에 따라 사망 통지를 받은 날부터 5년 이내에 보상금을 청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유족은 지급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부는 군이 순직 사실을 뒤늦게 통보한 점 등을 들어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보상금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먼저 재판부는 "원고가 1965년 A 씨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된 점 등을 고려하면 늦어도 1965년께에는 유족이 보상금 지급 사유를 알 수 있었다"며 소멸시효가 완성된 점은 인정했습니다.
다만 "유족이 보상금을 청구할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군이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보상금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 권리남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군이 당초 A 씨의 사망을 통보하면서 아무런 보상을 하지 않았고, 뒤늦게 순직으로 재분류하고도 이를 유족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겁니다.
재판부는 "이러한 상황에서 A 씨 유족이 권리를 행사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순직 결정을 알았다면 보상금 지급을 청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보상금 지급을 거부한 것은 군인사망보상금 제도의 취지에 어긋나고, 소멸시효 제도의 존재 이유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유족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