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 시위
고등학생들이 시작한 시위가 대규모 소요 사태로 번진 프랑스에서 세 번째 주말 시위가 열렸습니다.
당국이 곳곳에서 집회와 행진을 금지하고 삼엄한 경비를 하는 가운데 시위 참가자는 다소 줄었습니다.
AFP·A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와 릴·리옹·마르세유·툴루즈·낭트 등지에서 학생·노동자 단체와 '노란 조끼'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집회가 열렸습니다.
프랑스 전역에서는 이번 주말 약 150곳에서 시위가 예고됐습니다.
내무부는 이날 파리에서 7만명, 전국에서 32만명이 시위에 참가한 걸로 집계했습니다.
약탈 등 소요 사태가 발생한 지난 17일 시위에는 경찰 추산 55만명, 24일에는 41만명이 모였었습니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까지 모두 27명을 체포했습니다.
지난 주말 같은 시간 기준 217명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 AFP는 전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 경찰 7만명과 감시용 헬기·드론 등을 투입해 폭력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도심 한복판 바스티유 광장과 나시옹 광장 사이 행진을 금지하고 도시 외곽 행진만 허용했습니다.
파리 행정법원은 전날 이 조치를 무효화했으나 이날 오전 최고행정법원이 결정을 뒤집고 행진을 다시 금지했습니다.
당국은 핼러윈과 겹친 이날 시위가 밤 사이 폭력 사태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지난 17일 폭동 사태가 발생한 레퓌블리크 광장과 샤틀레레알에 이번 주말 밤 11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습니다.
내무부는 핼러윈을 틈타 얼굴을 가린 시위대에 벌금 150유로를 물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로랑 뉘녜즈 내무장관은 "핼러윈 핑계는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릴 정당한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고등학생들이 시작한 시위는 고물가 등 사회 문제 전반을 성토하는 대규모 전국 시위로 번졌습니다.
정부가 강경진압에 나서고 중상자가 발생하면서 집회는 시민 자유와 집회 권한 요구로도 확대됐습니다.
경찰은 폭죽 등 위험물질 반입을 차단하기 위해 이날 파리에서만 1천200명을 검문했습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는 글래디스 베탕쿠르(37)는 AP통신에 "이 싸움이 고등학생들을 위해 시작됐다는 걸 잊지 않고 있다"면서 "시위가 더 폭넓은 사회적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학교에 교사를 더 투입하고 온라인 대입 시스템을 개편하는 등 교육 개선책을 내놨으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학생단체 위니옹에튀디앙트의 사브린 카르바흐 대변인은 내달 3일과 5일 고등학교와 대학을 봉쇄하고 5일에는 노동계 시위에 합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민주프랑스노동연맹(CFDT) 등 노동단체들은 내달 5일 총파업을 예고했습니다.
옆나라 독일에서도 프랑스 시위 사태 이후 처음으로 청년 시위가 열렸습니다.
젠지레겔트(Z세대가 해결한다)라는 이름의 청년 단체는 이날 전국 34개 도시에서 '우리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렸다'를 구호를 내걸고 집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날 오후까지 전국에서 모두 18만4천여명이 참가하겠다고 온라인으로 등록했습니다.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함부르크 시내 명품 가게들은 약탈 사태를 우려해 합판으로 쇼윈도와 출입구를 막고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쾰른 등 일부 지역에서 시위대가 복면을 하고 폭죽을 던져 행진이 중단됐으나 대규모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