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유대교 초정통파 정당 지지자들
이번 이스라엘 총선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된 초정통파 정당 토라유대주의연합(UTJ)이 베냐민 네타냐후 진영과 결별할 움직임이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네타냐후 정권의 오랜 우군이었던 이들이 야권인 가디 아이젠코트 측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UTJ는 7석을 확보했습니다.
UTJ를 포함한 네타냐후 진영이 53석, 야권인 아이젠코트 진영이 48석에 그쳐 어느 쪽도 과반(61석)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UTJ가 이탈하면 네타냐후 진영은 46석으로 줄어 야권보다 의석이 적어집니다.
UTJ의 선택이 차기 정부 구성 협상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 셈입니다.
현지방송 채널12에 따르면 UTJ 내부에서는 네타냐후를 계속 지지하기보다 양측 사이에서 협상력을 높여 당의 핵심 요구를 관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UTJ의 한 관계자는 이 방송에 "네타냐후에게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특히 이제 그에게 61석도 없는 만큼 그와의 동맹은 수명을 다했다"며 "우리는 크네세트(의회)에서 다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세력이 되는 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협상의 최대 쟁점은 초정통파 유대교 신학생의 병역 문제입니다.
초정통파 유대인(하레디)은 유대교 율법과 전통을 엄격하게 따르며, 특히 남성이 종교학교인 예시바에서 경전 연구에 전념하는 것을 중시합니다.
이들을 대표하는 UTJ는 예시바 학생이 군 복무 대신 종교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병역 면제를 법으로 보장하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형평성 문제를 둘러싼 반발이 큽니다.
이스라엘 대법원도 2024년 6월 예시바 학생을 일괄적으로 징집 대상에서 제외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UTJ는 네타냐후가 병역 면제 법안을 처리해 주기를 기대했지만 입법이 지연되자 지난해 7월 연정에서 탈퇴했습니다.
그렇다고 아이젠코트와 타협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아이젠코트 역시 초정통파에 대한 포괄적 병역 면제를 강하게 반대합니다.
따라서 UTJ가 협력 상대를 바꾸려 해도 양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병역법 절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채널12에 따르면 UTJ 일부 인사는 협상을 통해 이런 타협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선 거론되는 협력 방식은 UTJ가 연정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아이젠코트의 소수정부를 외곽에서 뒷받침하는 것입니다.
정부나 정부가 추진하는 법안에 반대하는 대신 기권해 정부가 유지될 수 있도록 돕는 구상입니다.
UTJ로서는 아이젠코트 정부에 정식으로 합류하는 정치적 부담을 줄이면서도 병역법 협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병역 면제 법안이 통과된 뒤 UTJ가 아이젠코트 연정에 정식으로 합류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됩니다.
그러나 과반 의석이 없는 아이젠코트가 이 법안을 통과시킬 지지를 어떻게 확보할지는 불투명합니다.
채널12는 UTJ의 지원 방안이 실무급에서 논의되고 있으며 아이젠코트 본인에게 제안이 전달됐는지도 분명하지 않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이젠코트가 이끄는 야샤르당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일간 이스라엘하욤도 28일 UTJ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젠코트와 협력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예시바 학생의 병역 면제를 보장하는 입법을 성사할 수 있는 정치인이라면 종교 지도부의 승인을 거쳐 UTJ와 샤스 등 두 초정통파 정당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