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스피싱 당한 30대가 고립됐던 모텔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모텔에 홀로 사흘간 고립된 30대가 경찰의 설득 끝에 구조됐습니다.
경기북부경찰청 광역예방순찰대는 지난 22일 서울 강동구의 한 모텔에서 보이스피싱 피해자인 30대 남성 A 씨를 구조하고 4천200만 원의 추가 피해를 막았다고 오늘(28일) 밝혔습니다.
지난 20일 경기 지역 직장에 근무하는 A 씨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 왔습니다.
자신을 공소청 검사라고 소개한 상대방은 A 씨의 명의가 도용된 계좌가 범죄에 이용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말했습니다.
조직원은 주변에 사건을 알리지 말라고 요구했고 구치소에 들어가는 대신 약식 조사를 받도록 편의를 봐주겠다며 A 씨를 서울 강동구의 한 모텔로 유인했습니다.
이를 믿은 A 씨는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겼다며 연차를 내고 모텔로 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직은 A 씨에게 추가로 휴대전화를 구매하게 하고 원격제어 악성 앱을 설치하도록 해 통화까지 통제했습니다.
A 씨는 금융감독원에 확인 전화를 했으나 실제로는 조직원이 전화를 받았고, 112에서 걸려 온 것으로 믿었던 전화도 조직원이 건 것이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모텔에 머무는 동안에는 반성문 작성을 강요받았습니다.
A 씨는 사흘간 휴대전화 메모장에 A4용지 약 45장 분량의 반성문을 썼습니다.
식사와 수면 등 일부 시간을 제외하면 계속 작성하도록 요구받았고 조직원들은 수시로 내용을 보내도록 해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조직은 A 씨가 피해자임을 입증하는 데 필요하다며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계좌 추적을 위한 조사라는 명목으로 대출을 받도록 해 3천100만 원을 송금받았으며 추가 대출까지 요구했습니다.
경찰은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으로부터 악성 앱 설치가 의심되고 연락이 잘 닿지 않아 피해 우려가 큰 대상자들의 연락처를 전달받았습니다.
A 씨도 이들 중 한 명에 속했습니다.
이후 경찰은 A 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A 씨는 통화를 끊으려 했습니다.
휴대전화 번호로 연락하는 경찰은 가짜라는 조직의 말을 믿고 실제 경찰관을 의심하던 상태였습니다.
경찰관은 여러 차례 연락해 수사기관의 정상적 업무 절차를 설명하고 가까운 경찰서를 찾아가도록 권했습니다.
무전 소리를 들려주며 A 씨를 설득했습니다.
경찰은 A 씨가 모텔에 머물며 4천200만 원의 추가 대출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서울경찰청에 공조를 요청했습니다.
이어 현장으로 이동하면서 금융회사에 연락해 대출 승인 절차를 중단하도록 요청했고, 모텔에 도착해 A 씨를 구조했습니다.
당시 A 씨는 50시간 가까이 모텔에 고립돼 있었습니다.
경찰은 이미 송금한 3천100만 원에 대해서도 계좌 지급정지를 시도했으나 돈이 모두 빠져나간 뒤였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피싱 범죄 조직의 지속적 협박과 심리적 통제로 피해자가 실제 경찰관의 신분마저 믿지 못했던 상황에서 경찰관들의 대응으로 추가 피해를 막아낸 사례라며 의심스러운 상황에서는 상대방의 지시에 따르지 말고 즉시 112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사진=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