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이집트 의회가 현지시각 어제(26일)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부터 사우디아라비아를 방어하기 위한 군사 지원을 승인했습니다.
중동 최대 군사 강국 중 하나인 이집트가 1991년 걸프전 이후 35년 만에 해외에 대규모 지상군을 파병할지 주목됩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집트 하원은 이날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대통령이 사우디를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도록 승인하는 안건을 의결했습니다.
하원은 해당 안건을 두고 세 차례 비공개회의를 열었으며 표결을 두 차례 연기한 끝에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의결로 해외 파병에 필요한 헌법상 승인 절차는 마친 셈입니다.
아랍권 최대 군사력을 보유한 이집트가 어떤 형태의 지원을 제공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집트군은 병력 수십만 명과 전투기, 복합 방공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 여러 국가에서 군사 장비를 도입해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엘시시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국의 지원은 "사우디 영토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며, 예멘에 대한 공격은 포함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집트가 지난 30여 년간 지상군을 대규모 파병한 사례가 없는 만큼 이번 역시 병력 파견 없이 장비 지원 등을 통해 사우디의 방어를 지원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집트가 지상군을 파병하거나 사우디 편에 적극적으로 가세할 경우 중동 전역으로 군사적 충돌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런 이유로 이집트 내부에서도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 파병을 둘러싼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앞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지난달 후티가 사우디를 겨냥한 공세를 강화하자 이집트를 전격 방문해 엘시시 대통령과 회담했습니다.
당시 양국은 안보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과 경제 및 군사 협력 강화를 논의하며 굳건한 동맹 관계를 재확인했습니다.
사우디는 이집트의 강력한 우방 중 하나로, 엘시시 대통령이 2013년 이슬람주의 성향의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축출한 이후부터 그의 정부를 지원해왔다고 AFP는 전했습니다.
또한 후티의 사우디 공격은 이집트의 주요 외화 수입원인 수에즈 운하 수입과 사우디에서 일하는 이집트 근로자의 송금을 위협해 경제적 이해관계도 있다고 AFP는 짚었습니다.
다만 이집트는 지난 8월 사우디와 파키스탄, 튀르키예가 체결한 '메카 공동방위협정'의 당사국은 아닙니다.
메카 협정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헌장과 마찬가지로 한 회원국에 대한 무력 공격을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당사국이 서로의 영토 보전, 주권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메카 협정 회원국 3국과 이란의 고위 당국자들은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회담했습니다.
참석자들은 사우디에 대한 후티의 공격, 미국과 이란 간 회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문제 등을 의논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이란은 사우디와 후티 간 교전 종식을 위한 중재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