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오진 전 국토차관
윤석열 정부 시절 '관저이전 특혜 의혹'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차관이 징역 5년을 구형받았습니다.
1심 선고는 11월 20일 오후 2시에 이뤄집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오늘(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이영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김 전 차관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함께 기소된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출신 황 모 씨에겐 징역 5년, 관저 공사를 맡았던 21그램의 김태영 대표에겐 징역 3년이 각각 구형됐습니다.
특검팀은 "이 사건은 대통령 당선인의 배우자인 김건희가 기존 공사 업체의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친분이 있는 업체로 바꾸며 발생했다"며 "오직 개인의 취향을 관철할 목적으로 공적 권한을 남용해 국가계약에 부당하게 개입한 범행으로, 법치주의가 명백하게 훼손됐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김오진과 황 씨는 김건희가 원한 업체가 자격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출세를 위해 위법을 저질렀다"며 "김태영은 김건희와의 친분을 이용해 실적을 확보하기 위해 범행에 가담했다"고 질타했습니다.
특검팀은 또 "이 사건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비서실 차원에서 이뤄진 조직적 범죄"라며 "대상지 변경, 업체 변경, 설계 변경, 명의대여 등 법 원칙을 무시한 결과 상당한 국고 손실이 발생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전 차관의 변호인은 "이 사건의 결과는 모두 인정하지만,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은 특검과 정반대"라며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습니다.
그는 "21그램이 관저 공사를 할 자격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고, 피고인 김오진은 21그램이 무자격 업체라고 인식하지 않았고, 위법을 감추려 하지도 않았다"며 "특검팀이 구성한 이 사건의 세 가지 고리가 모두 끊어져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김 전 차관이 A 건설업체에 21그램과 건설사업자 명의대여에 관해 교섭하게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는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김 전 차관은 상부의 지시를 전달했을 뿐이고, A 사에 '만나서 상의해보라'고 말하는 데 그쳤고, A 사는 결국 21그램과 명의 계약을 맺지 않은 점을 양형에 반영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황 씨의 변호인도 일부 혐의는 인정하면서 "업체(21그램) 선정 의사결정은 실무를 수행한 황 씨가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영부인에 의한 것임이 다 드러났다"며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김 전 차관은 최후진술에서 "대통령 관저는 생활 공간이면서 국정 공간으로, 실제 사는 이들의 취향을 반영하는 것은 자연스러웠다"며 "그런 만큼 윗분들의 판단과 결정이 실무자 판단보다 앞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항변했습니다.
그는 "대통령실 비서실, 관리실 공직자들은 관저 이전 계획 수립이나 어떠한 의사결정에도 참여한 바 없고, 오직 임무 수행이 다였다"며 "누군가에 특혜나 이익을 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김태영 21그램 대표도 "사업 운영자로서 법률적 문제를 철저히 확인했어야 했지만 부족했다"면서 "그러나 처음부터 범죄를 계획하거나 고의로 범죄를 저지르진 않았다"고 항변했습니다.
관저이전 특혜 의혹은 무자격 업체인 21그램이 김건희 여사와의 관계를 등에 업고 관저이전·증축 공사를 부당하게 따냈다는 내용입니다.
21그램은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회를 후원한 업체로,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설계·시공을 맡기도 했습니다.
김 전 차관(사건 당시 대통령실 관리비서관)과 황씨는 권한을 남용해 정부가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는 21그램과 대통령 관저공사 계약을 맺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들은 A 사에 건설사업자 명의를 21그램에 대여하도록 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부가 공사 자격이 없는 21그램과 계약을 맺도록 한 혐의, 관저 공사를 감독하거나 준공검사를 실시하지 않았음에도 준공검사를 한 것처럼 허위 공문서를 작성해 행사한 혐의도 받습니다.
김 전 차관, 황 씨, 김 대표는 21그램이 공사 과정에서 초과 지출한 돈을 보전할 목적인데도 이를 숨기기 위해 다른 건설업체의 명의를 빌려 추가 공사 계약을 맺는 방법으로 정부로부터 16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습니다.
이밖에 황 씨와 김 대표에게는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자료 제출 요구에 불응하고 허위 진술한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김 전 비서관은 관저이전 과정에서 예산을 불법 전용·집행토록 지시한 혐의로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에 의해 별도 기소된 바 있습니다.
이에 더해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김건희 여사와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이전태스크포스(TF) 팀장이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도 재판에 넘겼습니다.
김 여사에겐 21그램 측으로부터 공사 수주 등을 위한 알선 명목으로 총 1천12만 원 상당 금품을 받은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