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 송파 일대 아파트 모습
재건축 시장에 큰 파장을 몰고 올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 부과가 연내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서초구가 강남권 재초환 1호 단지인 '반포 현대'의 부담금을 연내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섭니다.
재건축 조합은 부담금 부과 시 소송도 불사하겠다며 반발하고, 입주 단지에선 재초환 불확실성으로 '이중가격'이 형성되는 등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8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초구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은 동일 주택형에도 가격 차이가 18억 원 이상 벌어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층·향·조망권 차이나 급매물 여부에 더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을 누가 부담할지에 따라 가격이 차등화된 것입니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경우 35층의 한 매물은 57억원, 32층 매물은 51억5천만원에 나와 있습니다.
두 매물의 차이는 재초환 부담금 포함 여부로 57억원 매물은 매도자, 51억5천만원 매물은 '재초환 별도'로 매수자가 부담하는 조건입니다.
재초환 부담금을 누가 부담하느냐에 따라 '이중가격'이 형성되고 있는 셈입니다.
재초환 부담금은 조합설립인가 시점 자산과 입주 시점 자산의 가격을 평가해 정상 주택가격 상승분 및 공사비 등 비용을 제외한 초과이익이 일정 수준을 넘을 때 조합에 부과하는 것입니다.
트리니원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 예정액은 2020년 관리처분 당시 서초구에서 가구당 평균 4억200만 원을 통보했으나 이후 일반분양가가 높아지고 주변 아파트값이 급등해 부담금 액수가 가구당 7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 아파트 전용 84㎡의 매매가격은 현재 급매와 재초환 부담금 여부 등에 따라 45억원부터 최고 63억원까지 벌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부담금이 언제, 얼마나 부담될지 모르는 불확실성 때문에 급매물도 거래가 잘되지 않는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입니다.
반포동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그간 재초환법은 살아있었지만 수년간 부과 유예 내지 부과가 중단 상태여서 실제 부담금을 낼 것으로 생각했던 조합원이 별로 없었다"며 "실제 부과가 될 경우 시장의 혼란이 매우 클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전국의 재초환 부담금 부과 예정 단지는 60곳이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가운데 서울에만 46개 단지, 만 8천 가구가 몰려 있습니다.
재초환 부담금은 지난 2024년 3월 27일 부과 시점을 조합설립인가로 늦추는 등의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지자체장이 준공 후 5개월 이내에 부담금을 산정해 조합에 통보하도록 했지만 아직까지 부과가 이뤄진 단지는 없습니다.
2024년 6월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폐지 법안을 발의했고, 윤석열 정부에서 국토부가 공식적으로 재건축 부담금 폐지를 추진한 때문입니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하면서 폐지 논의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본격적인 부과가 진행되는 형국입니다.
서초구는 '강남권 1호' 단지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 현대(현 반포센트리빌아스테리움)의 재초환 부담금을 올해 안에 부과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다른 지자체에서도 본격적인 부과가 현실화할 전망입니다.
반포 현대(현 반포 센트레빌아스테리움)는 지난 2021년 7월 30일에 입주가 시작돼 준공 5년이 넘었습니다.
서초구가 연내 부과를 서두르는 것은 재초환법 18조 재건축 부담금 납부·징수 조항에서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을 준용하도록 한 것을 이유로 듭니다.
개발이익환수법에는 개발부담금을 징수할 수 있는 권리와 개발부담금의 과오납금을 환급받을 수 권리의 시효를 행사 가능 시점으로부터 '5년'으로 정하고, 이 기간이 지나면 소멸된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준공일과 부과기간 5개월을 감안해 올해까지 부과하겠다는 것입니다.
서초구는 현재 반포 현대 외에도 반포3주구(래미안트리니원), 신반포 21차(현 오티에르 반포), 신반포 18차 337동(오티에르 신반포), 신성빌라 재건축 단지 등의 재건축 부담금 산정 절차를 진행중입니다.
다만 국토부는 2024년 3월에 법이 개정된 만큼, 개정법 시행 후 5년 내인 2029년까지 부과하면 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전국의 재건축 단지들은 재초환 부담금 부과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실제 부과가 이뤄지면 즉각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수천만 원에서 억대 부담금 부과가 예상되면서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조합들이 문제 삼는 재초환법의 문제점은 일차적으로 미실현이익에 부과되는 징벌적 성격의 세금이면서 입주 시점의 시세에 따라 단지별로 개발이익이 달라지는 '복불복' 부담금이라는 점입니다.
서초구 반포 현대 등 문재인 정부 시절 재건축이 진행된 단지들은 초과이익에서 제외하는 '정상 주택가격 상승률'을 통계 조작 논란이 있던 한국부동산원의 주택가격동향 지수를 적용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당시 부동산원의 집값 통계가 실거래가지수나 KB부동산 등 다른 시세 조사 기관의 상승률보다 낮아 초과 이익이 과다 계상된다는 이유에섭니다.
대구 수성구 범어우방1차 재건축조합은 정상 주택가격 상승률을 '시·군·구 전체의 평균 집값 상승률'과 '정기예금이자율'을 비교해 높은 수치를 적용하는 것도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재건축 사업 기간에 범어동 인근 3개 인근 단지의 아파트값은 평균 44.59% 올랐는데 수성구 전체 상승률은 해당 기간 정기예금이자율(18.07%)에도 못 미치는 9.94%에 그쳐 부당하다는 것이 요집니다.
성수·한남·노량진 등 막대한 개발이익이 예상되는 재개발은 별도의 부담금이 없는데, 재개발 못지않게 기부채납 등 공공기여가 많은 재건축에만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됩니다.
부과 방식도 문젭니다.
조합원마다 취득 시점이 달라 최종 시세차익(개발이익)이 다른데 최종 조합원이 모든 부담금을 부담해야 하며 조합원과 일반분양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크다는 지적입니다.
지난해 2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대전 서구 용문동 1·2·3구역(현 둔산더샵엘리프)은 재개발이 아닌 단독주택 재건축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구당 1억∼2억원의 재초환 부담금이 예상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