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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화원 덮친 신발장 치워라"…전직 공무원·동료 미화원 전원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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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9월 경기 수원의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미화원 덮친 대형 신발장을 정리하는 동료 미화원들

8년 전 수원의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신발장에 깔려 숨진 환경미화원 사건과 관련해, 핵심 증거를 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공무원과 동료 미화원 전원에게 유죄가 선고됐습니다.

수원지법은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수원시 공무원 한 모 씨에 대해 오늘(23일) 징역 8개월과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한 씨 지시를 받아 증거인멸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미화원 3명에 대해서는 벌금 200만 원과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앞서 지난 2018년 9월 경기 수원시에 있는 행정복지센터 계단에서 미화원 A 씨가 신발장에 깔려 병원으로 이송된 직후 문제의 신발장을 해체해 핵심 증거를 없앤 혐의를 받습니다.

A 씨는 머리를 심하게 다쳐 치료를 받다가 사고 한 달 만에 숨졌는데, 신발장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부실하게 관리되다가 사고로 이어진 정황을 포착한 유족이 수원시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냈고, 2021년 법원이 신발장 관리 소홀 책임 등을 인정하면서 7천여 만 원의 배상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사고 30여 분 만에 한 씨 등이 신발장을 치우고 해체하는 CCTV 영상이 뒤늦게 확인됐고, 유족은 "사고 책임을 피하기 위해 불리한 증거를 없앤 것"이라며 이들을 증거인멸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경찰은 당초 "교통사고가 나면 잔해를 치우지 않느냐"는 한 씨 주장 등을 그대로 받아들여 '혐의없음' 처분했지만, 검찰의 직접 수사와 법원의 공소제기 명령 끝에 한 씨와 동료 미화원 3명 등 총 4명이 법정에 서게 됐고, 이 같은 사실이 지난 1월 SBS 보도로 알려지며 공분을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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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씨 등은 법정에서 "증거인멸 인식이나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외관상으로 보더라도 신발장의 설치 관리상 하자가 망인이 입은 피해와 연결돼 있단 점을 누가 봐도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며 "만약 신발장의 설치 관리상 하자가 인정될 수 있다면 그에 따른 형사 책임이나 징계 책임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쉽게 인정할 수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설령 피고인 주장과 같이 당시 안전상 문제로 신발장을 옮길 필요가 있었다고 가정해도 이처럼 이른 시간 내 해체 작업을 해야 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도 밝혔습니다.

신발장 하자를 사고 원인으로 인정한 배상 판결 등을 토대로, 재판부는 "미필적으로라도 신발장이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과 이를 해체함으로써 증거가치를 훼손했단 점에 대한 인식 내지 고의가 있었단 점을 인정할 수 있다"며 한 씨 등 전원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증거인멸죄는 형사사법 질서를 교란하고 국가 형벌권이나 징계권 행사에 장애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들의 범행으로 유족이 처음부터 제대로 된 진상을 확인할 수 없게 되는 등 정신적으로 장기간 큰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 점에 비춰 상응하는 처벌이 있어야 될 걸로 판단된다",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질타했습니다.

다만 별다른 형사 처벌 전력이 없고 일부 사죄 의사를 밝힌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설명했습니다.

A 씨의 유족은 선고 직후 SBS 취재진과 만나 "유죄가 인정된 건 다행이다"라면서도, "그간 어떠한 사과도 받은 적 없다. 형사사법 질서를 교란했음에도 집행유예를 선고한 건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수원시는 판결 내용을 검토한 뒤 재직 중인 미화원 3명에 대한 조치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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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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