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야간 근무 뒤 숨진 쿠팡 노동자 고 장덕준 씨 사건을 쿠팡이 덮으려 했다는 의혹이 지난해 저희 보도로 드러났습니다. 산업재해 은폐 의혹을 수사해 온 고용노동부가 당시 김범석 대표이사의 부적절한 지시가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공소시효가 지났고, 산재 은폐죄 적용도 어려워 형사 책임을 묻긴 힘들다고 판단했습니다.
먼저 백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고 장덕준 씨는 지난 2020년 10월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야간 근무를 마친 뒤 숨졌습니다.
SBS는 지난해 12월, 김범석 당시 쿠팡 대표이사가 "고인의 업무 기록에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한 정황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쿠팡 내부 자료에는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을 이용한 시간까지 분초 단위로 기록돼 있었습니다.
산재 은폐 의혹을 수사해 온 고용노동부는 이런 부적절한 지시가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쿠팡 측이 근로복지공단 조사 과정에서 장 씨가 보이지 않는 CCTV 영상을 제출하고, 근무 환경과 관련해 영상과 다른 진술을 한 사실도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노동부는 산재 발생 사실은 보고됐고, 산재 승인 방해도 확인되지 않았다며 산재 은폐 혐의 적용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또 공소시효도 지나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노동부는 지난 3월부터 쿠팡 물류센터와 배송 캠프 105곳에 대한 산업안전 감독도 벌였습니다.
경기 고양과 제주에서 사망 사고가 일어나는 등 과로, 안전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되던 때입니다.
[이재순/전국택배노조 쿠팡본부 춘천지회장(지난해 12월) : 우리가 바라는 것은 단 한 가지입니다. 사람이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 퇴근 후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소박한 일상입니다.]
감독 결과 위반 사항 205건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컨베이어에 비상 정지 장치나 안전 덮개가 설치되지 않았고, 지게차와 노동자의 충돌을 막는 안전조치도 미흡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야간 노동자에 대한 특수건강진단을 하지 않거나 휴게시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또 감독 과정에서 쿠팡 측이 합의금이나 관리자 면담을 통해 산재 신청을 취하하도록 한 정황을 2건 확인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노동부는 법 위반 사항 205건 중 61건을 사법처리하고 144건에는 모두 19억 6천여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입니다.
(영상편집 : 김종미, 디자인 : 박태영, VJ : 이지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