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사퇴했습니다. 친일파 글씨로 밝혀진 자신의 소장품을 애국지사의 작품이라면서 이른바 '셀프 전시'한 데 대한 비판에 물러난 겁니다.
김경희 기자입니다.
<기자>
국회 국정감사에서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친일파 글씨 셀프 출품 논란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하면서도 '사퇴'라는 단어는 입에 올리지 않았습니다.
[유홍준/국립중앙박물관장 :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을….]
[윤용근/국민의힘 의원 : 그 정도면 책임을 다한 겁니까?]
[유홍준/국립중앙박물관장 : 시스템을 다시 재정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틀 만에 "실추된 박물관의 명예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물러나는 것이 옳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취임 15개월 만입니다.
앞서 애국지사 박원근의 글씨라고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된 유묵이 친일파의 글씨로 확인된 데 이어, 이 작품이 유 관장이 온라인 경매를 통해 5만 원에 사들인 개인 소장품이었고 이를 직접 전시에 추천한 사실까지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유 관장은 국민이 국립중앙박물관에 보내준 깊은 신뢰와 박물관 직원들이 쌓아 올린 가치가 자신의 실수로 한순간에 무너졌다면서 모든 비판은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고 했습니다.
미술사학자인 유 관장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로 이름을 알렸지만 공직자로서는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습니다.
참여정부 문화재청장 시절 취사가 금지된 왕릉에서 화기를 동원해 오찬 행사를 열고, 문화재청 예산으로 자신의 책을 구입해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숭례문 화재 때도 외유성 출장 중이었다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관람객 기준 세계 3위의 박물관으로 도약한 시점에 불거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유물과 전시품에 대한 검증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VJ : 오세관, 영상편집 : 김호진, 디자인 : 한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