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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나무 상자 위 글자…유물의 가치 전하는 '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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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간송 전형필 선생이 지켜낸 소중한 유물들이 어떻게 우리에게 전해졌는지, 그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유물을 보관하는 오동나무 상자와 그 위에 적힌 기록, 상서가 유물과 함께 대규모로 전시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경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상서(箱書), 컬렉션을 읽다 / 12월 6일까지 / 간송미술관]

장수의 상징인 신선 동방삭이 수명 연장을 위해 복숭아를 훔쳐 먹는 모습을 담은 단원 김홍도의 그림입니다.

당대 최고의 감식가인 오세창은 보기 드문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이 작품이 담긴 오동나무 상자에 썼습니다.

[김영욱/간송미술관 전시교육팀장 : 근대기 감식가들이 어떠한 평가를, 어떠한 감상을 했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손꼽힙니다.]

추사 김정희의 작품, '직성수구'의 나무 상자에는 자세한 입수 과정이 적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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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가 청나라 문인에게 보낸 작품이 북경 시장에서 발견되고, 결국 전형필이 입수하게 됐다면서 '기이한 인연'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들 오동나무 상자는 간송 전형필 선생이 유물의 보관과 감식 기록을 위해 특별 제작한 것입니다.

상자 하나당 당시 직장인 한 달 월급 이상의 막대한 제작 비용이 들어갔지만, 미술품 보관에 최적화된 재료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또 오세창, 이한복 등 당대 최고의 감식가들에 의뢰해 상서를 남겼습니다.

어렵게 입수한 유물의 가치를 후대에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자체 시스템을 구축한 겁니다.

미술관이 소장한 오동나무 상자 700점 가운데 상서가 확인된 건 258건에 불과한데, 이번 전시에서는 총 51건, 106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전인건/간송미술관 관장 : 어떤 (작품을) 감상할 때 미학적인 걸 따지는 것보다는 거기에 얽힌 이야기가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그 서사에 조금 더 깊이와 또 어떻게 보면 근거를 주는 것이 상서(箱書)다, 이렇게 생각하시면서 보시면 더욱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90년 간 보화각을 지켰던 중국 사자상 대신 새롭게 문지기로 나선 조선 시대 석호상도 이번 전시의 감상 포인트로 꼽힙니다.

(VJ : 오세관, 영상편집 : 안여진, 디자인 : 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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