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블라디미르 푸틴, 시진핑의 얼굴이 그려진 기념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다음 달 미·중·러 3자 정상회담을 열어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현지시간 18일 보도에서 이 사안을 잘 아는 전직 러시아 정보요원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9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이 구상을 제안했다고 전했습니다.
9일은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대화해 러시아산 경유를 수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한 날입니다.
이 논의에 정통한 인사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다음 달 18∼19일 중국에서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3자 정상회담을 열자고 제안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의 논의에 정통한 인사들은 러시아 당국자들이 이 구상을 최근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 측에 전달했는데 중국 측이 트럼프 대통령이 동의한다면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3자 정상회담과 관련,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세 정상 모두 그런 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가정적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회담 자체나 잠재적 의제에 대해선 아직 명확히 정해진 바가 없다"며 원론적으로 답했습니다.
미 고위 당국자도 트럼프 대통령이 3자 정상회담에 동의한 건 아니라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이 대선 공약이고 이를 이행하고 싶어 하는 만큼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백악관과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3자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중국을 외교적 중재 강국으로 부상시키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겐 중요한 성과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했습니다.
하지만 APEC을 역내에서 자국의 역할을 과시하는 무대로 활용하려는 중국으로선 이 3자 회담으로 APEC이 주목받지 못할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관련 논의를 잘 아는 인사들은 "시진핑은 푸틴에 대한 지지를 이어가면서도 유럽과의 경제 관계를 유지하려는 미묘한 균형을 잡으려 한다"며 "3자 회담은 중국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 직접적으로 끌어들이고 이미 중국의 친러시아 성향을 경계하는 유럽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진핑과 트럼프가 이 제안에 동의할 가능성이 작더라도 미국, 러시아, 중국 정상이 한 나라의 운명을 놓고 협상하는 모습 자체가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라며 "타이완에선 자국의 미래도 언젠가 비슷한 협의체에서 흥정의 대성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