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조지아주 데이터센터 (자료화면)
10조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미국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붐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현지시간 18일 보도했습니다.
AI 붐이 3년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들이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신문은 규제정보업체 레그레이어 자료를 인용해 올해 들어 최소 47건의 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지연됐거나 철회됐거나 승인이 막혔다고 보도했습니다.
레그레이어는 이 수치는 최대 규모 프로젝트만을 대상으로 한 "보수적 추정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이달 투자은행 번스타인도 미국에서 계획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중 약 35%만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자체 조사한 결과 올해 미 전역에서 1천 곳 넘는 지역사회가 AI 인프라 구축에 대한 모라토리엄(일시 중단)이나 다른 제한 조치를 도입하려고 시도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자금 사정도 나빠지고 있습니다.
금리 상승과 채권시장 악화로 인해 AI 데이터센터 임대·운영업체인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코어위브의 주가는 지난주 23.6% 떨어졌고, 코어위브가 발행한 회사채 중 하나의 거래 가격은 부실채권 영역에 있습니다.
소프트뱅크 계열 SB에너지와 엔비디아가 투자한 호주의 퍼머스 그리드 등은 상장 계획을 미루거나 보류했습니다.
오픈AI·오라클·소프트뱅크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를 위해 오라클이 진행하는 여러 부지도 일정 지연을 겪고 있으며 앤트로픽은 영국의 네오클라우드 엔스케일과 맺은 450억 달러 계약을 해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신문은 AI 기업들이 경험이 부족한 협력사에 의존하더라도 컴퓨팅 능력 부족을 피하려고 속도를 우선해왔다고 짚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무법천지(Wild West)'에 빗대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했습니다.
신생 기업에 자금이 쏟아져 들어오고 신규 프로젝트 실사도 빠르게 진행되면서 AI 기업들이 단기적인 비용 증가도 감수하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스테인 판니우버르흐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교수는 브루킹스연구소 논문에서 2025∼2032년 미국 AI 인프라 지출이 10조 3천억 달러에 달해 연평균 국내총생산(GDP)의 3.6%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19세기 철도 붐 정점의 약 1.5배, 인터넷 붐의 3배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그는 막대한 부채가 "모두 재무제표 밖에 숨어 있다"며 현금흐름이 10%만 줄어도 지분 가치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와 관련 IT 매체 더인포메이션은 데이터센터·네오클라우드 업계 경영진들의 말을 인용해, 수년 내 현재 수백 곳에 달하는 네오클라우드가 7∼10곳 정도로 정리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두 명이 이런 전망을 내놨고, 업계 전반에서 통합이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여럿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매체는 코어위브처럼 데이터센터를 임차하는 업체가 무너져도 시설이 새 임차인을 찾기 쉬워 건설 자체는 타격이 작지만, 네비우스·아이렌·엔스케일처럼 시설을 직접 짓는 업체가 흔들리면 엔비디아에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초창기 네오클라우드인 시라스케일의 데이비드 드리거스 최고경영자(CEO)는 "통합이 분명히 일어날 것"이라며 자산운용사나 통신·광케이블 업체가 인수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