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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특사, 유럽에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재개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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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특사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교착 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을 끌어내려는 방안으로 유럽의 러시아산 가스 구매 재개를 제안했다고 미 뉴욕타임스가 17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현지시간 17일 보도에 따르면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이달 초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및 유럽 주요국 당국자들과의 회의에서 유럽의 러시아산 가스 구매가 평화 합의안에 포함될 수 있다고 거론했습니다.

윗코프 특사와 쿠슈너는 지난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이 구상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측이 꺼낸 이 구상에 대해 회의에 참석한 유럽 대표단은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미국의 지원 아래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수년간 노력을 기울여왔는데, 미국의 제안은 수년간 지속해온 이 같은 노력을 무위로 되돌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에너지 업계 입장에서도 유럽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요를 줄어들게 할 수 있는 방안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수년간 이어져 온 미국의 에너지 정책을 뒤집을 만한 제안"이라며 "모스크바에 경제적 호재가 되는 동시에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되살릴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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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문은 "유럽과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이 러시아산 가스에 다시 의존하는 것을 강하게 반대하는 점을 고려하면 윗코프 특사의 제안은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 종식 노력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백악관은 뉴욕타임스에 보낸 성명에서 전쟁이 "유럽 전역의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리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쪽에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을 낳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국은 최종 합의의 일부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 경제적 유인책을 담은 포괄적 평화안을 놓고 우크라이나, 유럽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 왔다"며 "우리의 목표는 단순히 전투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평화와 경제 회복, 지역 전반의 안정을 위한 조건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유럽이 우크라이나를 지나는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재개하면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사용료 수입을 다시 얻을 수 있고, 유럽 입장에서도 유권자들이 원하는 에너지 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시각입니다.

러시아의 가스 수출 재개 시 미국이 중간 과정에서 지분 참여를 요구해 미 기업이나 정부가 수익의 일부를 가져가려 할 것으로 유럽 및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예상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평화 합의 성사를 위해 동결된 러시아 자산의 일부 해제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윗코프 특사와 쿠슈너가 마이애미 회의에서 동결된 러시아 정부 자산 일부를 해제하고 이들 자산을 미 정부가 감독하는 특수목적금융법인(SPC)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이런 제안에 유럽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크게 충격받았고, 미국의 진정성은 물론 러시아에 침공 중단을 압박하는 미국의 방식이 유럽과 극명하게 달라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러시아의 가스 수출 재개는 모스크바의 이익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가스 협상에 관한 질문에 대해 NYT에 "어떤 형태든 에너지 협력을 재개하는 것은 우리의 이익이며, 지금은 오히려 유럽 자신들의 이익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러시아에 대한 제재 압박 수위를 낮추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협력해 러시아산 경유를 미국과 국제시장에 공급하는 '경유 딜'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6일엔 추가 대러 제재를 담은 그레이엄법의 시행을 유예한다고 밝혔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안타깝게도 경유 딜과 그레이엄법 관련 조치가 끝이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제재 완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썼습니다.

반면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대통령 특사는 엑스에 제재 유예에 대해 "중요하고 진정으로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미·러 간 경제 대화 및 평화구축 노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환영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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