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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20분 앞두고 불길 속으로…내년 초교입학 딸 두고 떠났다

유족 "현장 통제 시스템 부재가 만든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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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관

오늘(17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순천향대 부천병원 장례식장.

어제 발생한 부천시 오정구 내동 금속 사출 인쇄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에서는 연신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습니다.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어린 딸을 둔 가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빈소는 눈물바다가 됐습니다.

특히 김 소방위와 어린이집 보조교사인 아내는 불과 2주 뒤 경기도의 아파트로 이사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리려 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유족들에 따르면 11년 차 베테랑 소방관인 김 소방위는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어제 오전 9시 퇴근을 앞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침 8시 38분 들려온 화재 소식에 김 소방위는 망설임 없이 소방차에 올랐습니다.

퇴근 시간을 불과 20여 분 남겨둔 시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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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대로 도착한 김 소방위 등 4명은 곧장 건물 3층으로 진입해 진압에 나섰으나, 순식간에 불길이 번지면서 그를 포함한 2명이 내부에 고립됐습니다.

함께 진입했던 동료는 가까스로 구조됐지만, 김 소방위는 그보다 5m가량 더 깊숙한 곳에서 27분 지난 뒤에야 발견됐습니다.

이미 심정지 상태였습니다.

김 소방위의 처형은 "발견 당시 방독면이 벗겨져 있었다고 해 소방 측에 물어보니 '삼중 잠금장치가 있어 웬만해선 안 벗겨지는데 열기에 녹아내린 것 같다'고 했다"며 "구조가 지연된 시간 동안 유독가스를 고스란히 마셔야만 했다"고 오열했습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그의 상태는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참혹했습니다.

기적적으로 호흡이 돌아온다 해도 식물인간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료진의 소견에 가족들은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야만 했습니다.

유족들은 "자기 자식이었다면 그 불구덩이로 등 떠밀었겠느냐"며 현장 지휘와 구조 시스템을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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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진석 소방위 유족이 작성한 구조 상황 (사진=유족 제공, 연합뉴스)

김 소방위의 장인은 당시 구조 타임 라인과 의문점을 빼곡히 적은 수첩을 보여주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미 공장 작업자들은 모두 밖으로 대피해 추가 인명 구조가 필요 없는 상황이었는데 최소한의 상황 파악조차 없이 퇴근 직전의 대원을 사지로 보낸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이어 "위험한 상황이었다면 즉각 철수시키거나 추가 인력을 투입했어야 마땅하다"며 "결국 지휘부의 오판과 현장 통제 시스템 부재가 빚어낸 참사"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국가는 늘 골든타임을 강조하지만 정작 내 사위는 구조지연으로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이런 헛된 희생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반드시 안전 시스템을 뜯어고쳐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앞서 어제 아침 8시 38분쯤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한 금속 사출 인쇄공장에서 불이 나 2시간 28분 만에 진화됐습니다.

이 불로 김 소방위가 숨지고, 다른 40대 소방대원 1명은 중상을 입었습니다.

또 다른 소방관 4명은 열탈진 증상, 공장 관계자 2명은 연기흡입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는 등 모두 8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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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현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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