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9월 13일 사우디 동서송유관에 대한 드론 공격의 여파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란에서 시작돼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등으로 번진 중동 전쟁 여파로, 이 지역 산유국 경기가 당분간은 전쟁 이전 수준을 되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지하드 아주르 IMF 중동·중앙아시아 국장은 현지시간 15일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 "이번 전쟁이 여러 산업에 깊은 후유증을 남기고 주요 기반 시설을 파괴했다.
또 향후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돈을 더 써야 하는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전쟁 이전의 성장 흐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진단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이에 맞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시작된 전쟁이 수개월째 이어지며 사우디와 예멘으로 번진 가운데 나왔습니다.
바닷길이 막혀 에너지 수송이 차질을 빚고 고유가가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걸프 지역 최대 경제국 사우디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3.3%로 뒷걸음질 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그동안 막대한 석유 수출을 든든한 버팀목 삼아왔던 사우디가 이례적인 경기 침체에 빠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최근 사우디 주도 연합군과 예멘 후티 반군의 교전이 격화하면서 사우디 내 공항과 에너지 시설은 물론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 본사까지 치명적인 미사일 공격을 받았습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전날 사우디를 겨냥한 잇단 공격이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IMF가 지난 13일 발표한 전망치에 따르면 이란 전쟁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든 중동 및 중앙아시아 전체 경제는 올해 0.3%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부 권역별로 보면 중동·북아프리카·파키스탄(MENAP) 지역은 지난해 3.3% 성장에서 올해 1.3%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전망입니다.
내년 1분기에 무역과 해상 운송이 정상화되고 상반기 중 수출이 회복된다는 가정하에, 내년에는 6.6%의 강한 반등이 예상됐지만, 나라별 편차가 크고 산유국들의 전체 석유 생산량 역시 전쟁 전에 예상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아주르 국장은 천연가스 생산 설비가 대규모로 파괴됐음에도 빠르게 복구 중인 카타르를 예로 들며, 앞으로의 경제 전망은 에너지 생산과 무역이 얼마나 빨리 정상 궤도에 오르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특히 전쟁 초기에는 전쟁 전에 쌓아둔 여유 자금과 비축유를 풀고 대체 수송로를 찾으면서 에너지 대란을 막고 시간을 벌었지만, 이제는 버틸 여력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주르 국장은 "비축해 둔 재고는 줄었고 추가로 생산할 여력도 빠듯해졌다"며 "에너지 생산이나 해운 경로, 핵심 시설에 또다시 문제가 생기면 유가가 훨씬 더 크게 요동칠 수 있으며, 경제가 예상보다 더 나빠질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습니다.
아주르 국장은 중동 각국 정부에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줄어든 재정 여력을 다시 채우는 한편, 앞으로 닥칠지 모를 또 다른 위기에 견딜 수 있는 기초 체력을 길러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IMF는 오는 22일 이 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경제 전망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