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영 중단된 홀덤펍
포커게임 등을 할 수 있는 홀덤펍에 청소년 출입과 고용을 금지한 성평등가족부 고시의 위법성을 두고 서울중앙지법에서 엇갈린 판결이 나왔습니다.
한 재판부는 해당 고시를 무효로 보고 학교 인근에서 영업한 홀덤펍 업주를 처벌할 수 없다고 본 반면 다른 재판부는 고시가 적법하다며 업주에게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이종우 판사는 지난 1일 A 프랜차이즈 홀덤펍을 운영하는 박 모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박 씨는 2024년 4월부터 서울 강남구 한 대학교 캠퍼스에서 155m 떨어진 곳에서 홀덤펍을 운영하다 교육환경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성평등가족부는 2024년 5월 고시를 통해 홀덤펍을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로 지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홀덤펍은 교육환경보호법상 학교 주변 영업이 제한되는 업소에도 해당하게 돼, 학교 경계로부터 직선거리 200m 이내에서 영업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해당 고시가 상위법인 청소년보호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다고 판단했습니다.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유해매체물·유해약물 등을 취급하는 영업 등 청소년에게 유해한 업종을 성평등가족부 고시로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로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재판부는 홀덤펍이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성평등가족부가 고시를 통해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로 지정한 것은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건 고시를 위반했다고 해서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반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조영민 판사는 지난달 8일 A 프랜차이즈 홀덤펍을 운영하는 다른 점주 권 모 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권 씨 역시 2025년 3월부터 서울 강남구 한 초등학교와 직선거리로 173m 떨어진 곳에서 영업하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같은 법원에서 지역과 프랜차이즈, 혐의까지 일치하는 두 업주에게 약 한 달 간격으로 엇갈린 판결이 내려진 것입니다.
벌금형을 선고한 재판부는 청소년보호법이 규제 대상을 유해매체물·유해약물 등을 취급하는 '영업 중'이 아닌 '영업 등'으로 표현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특정 업종만 규제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청소년에게 유해한 다른 업종도 규제할 수 있도록 범위를 열어뒀다는 것입니다.
재판부는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의 범위는 영업 실태와 사회·문화적 현실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홀덤펍처럼 도박과 사행심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업소가 청소년의 건전한 성장에 해롭다는 점은 충분히 알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권 씨가 고시 시행 이후 영업을 시작한 점 등도 고려했습니다.
두 사건은 각각 검찰과 피고인이 항소해 모두 항소심 판단을 받게 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