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이란 테헤란 도심에서 열린 친정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이란 국기를 흔드는 모습
이란이 핵시설 방어를 강화하고 인접 국가에 대한 지상군 투입을 시사하면서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의 전쟁 재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 당국자들은 미국이 새로운 공격을 감행하면 중동 전역에서 군사적 대응 수위를 한층 높이겠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해왔으며, 역내 당국자들과 비공개 대화에서도 이러한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이란 정부는 휴대용 대공미사일 사용 훈련을 홍보하고 친정부 집회를 여는 등 국민들에게도 전쟁 재개 대비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위성사진에도 이란이 핵시설과 국경 지역 등 민감한 장소의 방어 시설을 보강해 공격에 대비한 방어력을 높이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위성 영상 기업 밴터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란은 지난달 곡괭이산과 나탄즈 핵시설 주변에 임시 흙둑을 쌓는 등 지상군 침투에 대비하는 방어 조치를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이란 당국자는 미국의 추가 공격을 막기 위해 이란군이 인접국에 지상군을 투입할 가능성도 시사했다고 이란의 경고 내용을 잘 아는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이란 측은 아랍권 당국자들에게 교전이 재개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시설을 비롯한 역내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습니다.
이란 안보수장인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도 아랍에미리트(UAE)와 역내 데이터센터, 인터넷 케이블 등을 공격할 수 있다고 이란 국영 프레스TV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이란은 미국의 첨단 전투기와 순항미사일 등의 공격을 방어할 능력이 제한적이어서 위협을 통해 미국의 공격 자체를 억제하려는 유인이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이란 전문가 베흐남 벤 탈레블루는 "이란은 말과 행동 양면에서 다음 전쟁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이런 의미에서 이란 정권의 조치들은 억지력 확보와 전쟁 계획 수립이라는 두 가지 성격을 모두 갖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미국 역시 교전 재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앞서 WSJ은 항공모함 2척이 배치된 중동 지역으로 추가 항모와 병력 1만 명이 이동 중이라고 지난 1일 보도한 바 있습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간선거 이전에는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란의 곡괭이산 핵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습니다.
WSJ이 인용한 미국 당국자들은 미군이 새로운 공격을 위한 다양한 선택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WSJ은 이 같은 양측의 전력 강화 움직임에 대해 전쟁 발발 7개월이 넘도록 미국과 이란 모두 교착 상태에 빠진 전쟁을 끝내려 하지 않고, 오히려 각자 유리한 방향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