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야간 노동은 국제 암연구소가 발암 요인으로 분류할 만큼 건강에 치명적입니다. 법적으로는 야간 노동자들이 특수 건강진단을 받게 되어 있지만, 이를 아예 실시하지 않거나 검진 후에도 적절한 후속 조치를 하지 않는 사업장들이 여전히 적지 않습니다.
전형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6년 전 쿠팡 물류센터에서 1년 4개월 간 야간작업을 하던 고 장덕준 씨는 새벽 4시에 퇴근한 뒤 자택에서 숨졌습니다.
숨지기 전 장 씨는 6개월 이상 야간작업을 하면 받게 돼 있는 특수건강진단을 한 차례도 받지 않았습니다.
[박미숙/고 장덕준 씨 어머니 : 의사 선생님이 '이거 그냥 건강검진만 받았어도 이렇게 사망하진 않았을 텐데' 이 말씀을 처음에 하시는 거예요. 그러니까 저희가 더 화가 났죠.]
2020년 고용노동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쿠팡은 장 씨를 포함해 해당 물류센터 야간작업 노동자 167명에게 특수건강진단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쿠팡에 근로감독이 진행됐지만 특수건강진단 미실시에 대해 과태료 1천만 원 부과에 그쳤습니다.
지난 2020년부터 지난 8월까지 특수건강진단 미실시로 적발된 사업장은 3천2백여 곳.
하지만 과태료는 모두 36억여 원으로 사업장당 평균 110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특수건강진단을 실시한 사업장들도 후속 조치는 미흡했습니다.
특수건강진단을 받은 야간작업 노동자가 2016년 101만 명에서 2024년 128만 명으로 26% 늘어나는 동안, 질병 소견을 보인 노동자는 12만 명에서 30만 명 수준으로 2.4배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질병 소견을 받은 노동자의 92%는 야간작업을 계속하며 치료를 받는 데 그쳤고, 주간 작업으로 전환하거나 근로시간 단축 조치를 받은 노동자는 0.3%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의사가 '건강 악화나 영구적 장해를 우려해 현재의 작업을 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가장 위험한 등급 노동자의 72%가 야간작업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이용우/국회 기후노동위원 (민주당) : 의사들도 영구적인 또는 일시적인 작업중단을 권고하고 있는데, 사업주들은 '일하면서 치료해라'라고 하면서 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습니다.]
또 사후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140개 사업장 가운데 형사 입건된 곳은 9개에 불과해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임우식, 영상편집 : 김종미, 디자인 : 김한길, 자료제공 : 이용우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