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외로운 어르신들에게 무료 급식은 단순히 밥 한 끼의 의미가 아닐 겁니다. 그런데 대구 달서구가 갑자기 내년부터 공원 내 무료 급식 행사를 금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TBC 박동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구 두류공원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긴 줄.
무료 급식을 이용하기 위해 나온 어르신들입니다.
[무료 급식 이용자 : 나이 많은 사람들 집에 앉아 있으면 지겹고 또 소외감도 오고, 이야기할 사람이 있습니까, 없지요. 점심 한 끼 얻어먹기 위해서 운동도 하고 사람도 만나고….]
이곳은 주에 2번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두류공원입니다.
달서구청은 내년부터 이곳을 제외한 공원 세 곳에 대해 급식 제공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시끄럽다는 민원 때문입니다.
무료 급식이 중단되는 두류1동으로 가봤습니다.
화장실조차 없는 작은 놀이터 주변으로 가정집과 학교가 모여 있는데, 일주일에 두 번씩 열리는 무료 급식 날이면 수백 명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김경식/대구시 두류동 : 화장실이 없으니까 어르신들이 소변봐야 되는데 아무 데나 봐 버리고. 문을 못 열어놔요. 집에 있으면 시끄러워서.]
와룡공원과 본리어린이공원은 사정이 좀 다릅니다.
두류1동 놀이터보다는 규모가 큰 데다 주택가와도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주민 반감도 적었습니다.
[인근 주민 : 어른들을 위해서 하는 거니까 좋지요.]
[인근 주민 : 오히려 하는 게 아주 좋은 거 아니에요? 뭐 불편하다 그런 말은 없던데.]
실제로 무료 급식으로 인한 민원도 한곳에 집중됐습니다.
두류1동 놀이터에는 올해 모두 6건의 민원이 접수됐는데, 이 중 1건은 주민 50여 명이 낸 집단 민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와룡공원과 본리공원에 접수된 민원은 각각 1건과 2건에 불과했습니다.
봉사단체들은 한두 건의 민원 때문에 무료 급식을 전면 금지한다는 걸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김경철/본리지루지 무료급식봉사단 사무국장 : 어르신들한테 저희들이 돈 받고 주는 것도 아니고 사비로 (하는데), 왜 못하게 하는가를, 정확한 걸 답변을 좀 해달라. 민원이 들어온다고 하면 민원 우리가 안 들어오게 하면 (되죠.)]
대구 달서구는 계도나 시설 확충 등을 고려하지 않고 내년부터 강경 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민원이 많은 곳에서만 무료 급식을 금지시키기에는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박지홍/대구 달서구 공원녹지과장 : 아무리 좋은 선행에 좋은 뜻으로 한다 해도 그것에 대해 싫어하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그게 안 되는 거거든요.]
20년 가까이 이어져 온 공원 내 무료 급식 전면 금지를 앞두고 뒷말까지 무성한 상황,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정우 TBC)
TBC 박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