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한 그릇 주세요."
지난 4일 오후 6시 8분쯤 경기 안산시 상록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112에 전화 한 통이 걸려 왔습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9살 초등학생이었습니다.
아이는 집에 가족이 몇 명 있는지 설명하며 짜장면 한 그릇을 시켜달라는 취지로 말을 꺼냈습니다.
경찰과 통화를 이어가며 안정을 찾은 아이는 잠시 뒤 집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는 "아빠가 엄마를 때리려고 한다"고 말하며, 부모가 거실에서 말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하나씩 경찰에 알렸습니다.
당시 집에는 5살 동생도 함께 있었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약 3분 만인 오후 6시 11분쯤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경찰은 아이의 아버지인 40대 남성 A 씨를 임의동행한 뒤 특수폭행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A 씨는 아내와 다투던 중 선풍기로 아내의 어깨를 때리고 밀치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또, A 씨가 9살과 5살 두 자녀가 보는 앞에서 아내를 폭행하고 욕설 등을 한 행위가 정서적 아동학대에 해당한다고 보고 관련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A 씨를 주거지에서 퇴거시키고, 피해자에게 100m 이내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임시조치도 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아이가 경찰에 신고하는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짜장면을 주문하는 것처럼 기지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