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브래스카에서 연설하는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로스앤젤레스와 샌디에이고를 파괴해도 어쩔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놔 논란이 빚어집니다.
현지시간 6일 뉴욕타임스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네브래스카주 연설에서 이란전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관련해 전쟁으로 물가가 조금 높다며 이는 치러야 할 작은 대가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세계와 나라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치러야 할 작은 대가라며 이란이 LA나 샌디에이고를 파괴하게 두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들이 누구를 지칭하는지 명시하지 않았지만 이란전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을 근거로 이란이 이들 도시를 공격해도 어쩔 수 없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일각에서는 마치 이란의 미국 도시 공격을 국가 안보를 위해 감수할 만한 작은 대가에 비유한 것 아니냐는 반발이 터져 나왔습니다.
두 도시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정치권에서는 곧바로 격한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민주당의 잠재적 대선후보로 꼽히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의회전문지 더 힐을 통해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며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할 때라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의 권한을 부통령 등이 대신하는 절차와 요건을 규정한 조항입니다.
뉴섬 주지사는 오늘 별도의 유튜브 영상에서도 매우 위험하고 정신 나간 발언이라며 JD 밴스 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에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을 하라며 사실상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요구했습니다.
LA 출신인 알렉스 파디야 상원의원은 엑스를 통해 당장 수정헌법 25조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캐런 배스 LA 시장도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부가 LA를 공격하도록 제안했다며 우리 도시를 겨냥한 그의 발언은 위험하고 안전을 잠재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토드 글로리아 샌디에이고 시장은 결코 치러야 할 작은 대가가 아니라며 우리 도시를 무모한 전쟁 발언에서 빼라고 촉구했습니다.
공화당 일각에서도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공화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짐 데스먼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어떤 미국 도시도 희생될 수 없다고 거리를 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한 달도 남지 않은 중간선거에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논란이 확산하자 백악관은 거칠게 반박했습니다.
백악관은 엑스 계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위협에 대해 발언했던 것뿐이라며 환각 상태 미디어가 현실에 전혀 근거하지 않은 채 논란을 키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보유를 저지하지 않았더라면 미국 도시들이 위협받았을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공화당 내에서는 이번 발언 논란이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는 분위기입니다.
롭 스터츠먼 캘리포니아 공화당 전략가는 지지층을 결집하려 했지만 이번 사태의 핵심 서사는 어려운 선거전을 치르는 공화당 후보들이 대통령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것이라며 공화당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당의 대통령이 제정신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난 2021년 1·6 의회 폭동 사태 당시 제기된 바 있으며 2기 행정부 들어서는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 국장이 지난 4월 언론 인터뷰에서 적용을 주장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