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던 영국이 유럽연합, EU와 비슷한 수준의 최대 45.3%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매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정부가 정책 전환을 검토하는 배경은 영국 자동차 시장에서 빠르게 커진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 때문입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영국 신차 시장에서 지리와 체리, 상하이자동차, BYD와 리프모터 등 중국계 5대 자동차 그룹의 합산 점유율은 19.7%에 달했습니다.
2021년 점유율 5%에서 4배 가까이 높아진 겁니다.
같은 기간 EU 시장에서 중국계 업체의 점유율은 9.6%로, 영국이 EU의 두 배 수준입니다.
두 시장의 차이를 만든 요인 가운데 하나로 관세가 꼽힙니다.
EU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유럽 자동차 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다며 2024년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35.3%의 상계관세를 추가로 부과했습니다.
기존 관세까지 합치면 최대 45.3%입니다.
반면 영국은 기본관세 10%를 유지해왔습니다.
중국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영국 시장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판매를 빠르게 늘렸습니다.
여기에 EU의 압박도 영국의 고민을 키우고 있습니다.
EU는 역내에서 생산된 제품을 우대하는 이른바 '메이드 인 유럽' 정책에 영국산 자동차를 포함할지 여부를 중국산 전기차 관세 문제와 연계하고 있습니다.
영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EU 수준의 무역 장벽을 두지 않으면 영국산 자동차가 유럽 시장에서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을 받는 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중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면서도 기존 영국 자동차 공장의 EU 수출 경쟁력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영국 정부가 선택의 기로에 놓인 겁니다.
중국산 전기차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는 한국에서도 비슷한 고민은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국내에 새로 등록된 전기차 가운데 중국산 비중은 35%에 달했는데, 이는 BYD 등 중국 브랜드뿐 아니라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된 테슬라 차량도 포함된 수치입니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중국산 전기차와의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 국내 완성차와 부품업체의 미래차 투자 여력까지 줄어들 수 있다며 국내 생산 전기차에 대한 세제 지원과 보조금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취재 : 김민정 / 영상편집 : 이유진 / 디자인 : 이정주 /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