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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인의 문제적 유럽] 중국 잡으려다 일본 뺨 때린 유럽…현기차는 웃는다? 대체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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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7 144%나 늘었다? 중국 막으려고 만들었더니

01:59 그런데 왜 일본이 난리?

02:59 이걸 팔았어? 중국은 웃고 일본은 운다

05:37 우리나라는?

파리입니다. 오늘은 자동차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요즘 일본 자동차 업계가 유럽 시장 때문에 큰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바로 중국 때문입니다.

1. 144%나 늘었다? 중국 막으려고 만들었더니

요즘 일본 자동차업계 대표단이 유럽 의회가 있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를 뻔질나게 드나들고 있습니다. 유럽 의회 의원들을 찾아가서 일본 자동차 좀 잘 봐달라고 호소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왜냐, 유럽에서 추진하고 있는 IAA(산업가속화법) 때문입니다. 이 법이 뭐냐면 유럽에서 유럽 자동차, 특히 전기차 시장을 지키기 위한 법인데 주요 자동차 부품 중의 70% 이상을 유럽에서 생산해야 전기차에 지급되는 보조금과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든 법입니다. 메이드인 유럽을 하라는 겁니다. 그럼 왜 이걸 유럽이 추진하고 있느냐. 탈탄소하고, 전기차 올인하겠다고 보조금과 세금 혜택을 만들어 놨더니 유럽 자동차들이 잘 팔리는 게 아니라 난데없이 다른 나라 자동차 회사들이 더 잘나가는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그 중에서도 중국차 대표주자인 비야디는 8월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128% 늘었습니다. 영국 기준입니다. 그리고 유럽 전체로 보면 144%가 늘어났습니다.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17만 4천 대가 팔렸습니다. 테슬라보다도 더 많이 팔렸습니다.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중국차가 잘나가니까 그냥 이대로 두고 볼 순 없는데 그렇다고 무턱대고 미국의 트럼프처럼 수입 제한을 막무가내로 할 수도 없으니 부품 70% 이상을 유럽에서 만들라는 법을 만든 겁니다. 이렇게 되면 중국차가 아무리 많이 팔려도 적어도 유럽 공장은 돌아갈 거고 유럽 일자리는 남아 있을 거기 때문입니다. 이 법을 28년까지 유럽은 추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2. 그런데 왜 일본이 난리?

그런데, 왜 일본 자동차 업계가 난리가 났느냐. 일본은 유럽에 공장이 없습니다. 일본 전기차들은 거의 대부분 일본에서 만들어서 가져옵니다. 그나마 도요타가 공장을 체코에 만들고 있는데 28년에 가서야 가동될 전망입니다. 닛산은 참 기가 막힙니다. 닛산에서 리프라는 소형전기차를 유럽에서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공장이 영국에 있습니다. 영국은 EU를 탈퇴한 상태여서 EU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관세 같은 부분에선 다른 국가에서 만드는 것보다 영국에서 만드는 게 좀 더 우대를 받긴 합니다. 하지만 지금 추진되고 있는 '메이드인 EU법'에선 그 혜택을 거의 못 받게 됩니다. 40년 전에 유럽 규제를 피하려고 영국에다 공장을 지어 놨더니 이제는 그 혜택을 못 보게 된 겁니다. 그래서 벌써부터 영국에선 3만 명의 일자리가 걸려있는 닛산이 EU 지역으로 옮겨가는 거 아니냐라는 걱정도 나오고 있습니다.

3. 이걸 팔았어? 중국은 웃고 일본은 운다

그런데 정작 막으려고 하는 중국차는 어떠냐. 비야디는 헝가리에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6조 원을 넘게 투입해서 연 30만 대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올해 4분기부터 차량 조립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헝가리에 있는 또 다른 곳에는 전기 버스, 전기 트럭 공장도 돌리고 있습니다. 또 다른 중국 전기차 체리는 참 대단합니다. 체리의 유럽 공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새로 지은 게 아닙니다. 기존에 있던 자동차 공장을 사들인 겁니다. 그런데 이걸 21년에 샀는데 원래 주인이 누구냐. 바로 닛산입니다. 가만히 있었으면 일본 전기차 전진기지가 될 수 있었는데 그게 중국차 공장으로 그냥 넘어가 버린 겁니다. 그리고 익숙한 이름, 볼보, 아시다시피 볼보는 원래 스웨덴 브랜드지만 지금 주인은 중국 지리입니다. 그래서 스웨덴과 벨기에에 있는 볼보 공장이중국 회사 공장인 겁니다. 이 볼보는 슬로바키아에 새 볼보 전기차 공장도 짓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미 유럽엔 중국 전기차 공장이 많이 있습니다. 올해만 유럽에서 만들어진 중국 전기차가 9만 대 정도입니다. 2030년엔 1백만 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중국차가 공장까지 갖춰놓고 대비를 하고 있다보니까 부품을 다 가져와서 중국제를 가져와서 조립만 유럽에서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생각하지 말고 부품까지도 메이드인 유럽을 쓰라고 이 법을 만들고 있습니다. 심지어 유럽 공장을 지을 때 지분은 외국 기업이 49%를 넘을 수 없고, 기술과 특허는 유럽 파트너에게 넘기라는 조건까지 넣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분명 중국 전기차 잡으려고 법을 만들었는데 불똥은 일본차가 맞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당장 일본은 공장을 여기다가 지을 수가 없으니까 유럽 의회를 찾아다니면서 의원들한테 "우리는 너희들과 같은 편 아니냐, 우리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아니냐"라고 하면서 특별대우를 해달라고 읍소, 호소를 하고 다니는 겁니다. 메이드인 유럽은 고사하고 유럽에서 자동차 조립할 공장도 없는 일본한테는 이 법이 정말 끔찍한 겁니다. 일본이 이렇게 발 벗고 뛰고 있는데 그런데 그런 데엔 또 이유가 있습니다. EU가 살짝 예외 조항을 뒀기 때문입니다. 그게 뭐냐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에겐 유럽산과 비슷한 대우를 해 줄 수 있다"고 문을 조금 열어놨습니다. 그래서 그 문을 영국하고 튀르키예 같은 나라들이 가까이에 있는 비EU국가들이 막 두드리고 있는 겁니다. 그 문을 일본이 지금 넘고 들어가려고 합니다.

4. 우리나라는?

여기서 잠깐 우리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현대차는 체코에 공장이 있습니다. 거기서 코나 일렉트릭을 만들고 있습니다. 부품도 같은 공장에서 현대모비스가 만들고 있습니다. 기아는 슬로바키아에 공장이 있습니다. EV4를 만들고 있고, 올해부터 EV2도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EV2는 유럽에서 가장 밀려고 하는 싸고 작은 전기차입니다. 그래서 혜택을 가장 많이 받게 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한국도 아직은 전기차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유럽 밖에서 가져오고 있습니다. 유럽 시장에 더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그래도 일본하고 비교해보면 우리는 훨씬 낫습니다. 심지어 우리는 배터리 공장도 LG에너지솔루션 등 유럽 공장을 갖고 있는 회사가 많습니다. 중국 제품, 특히, 전기차를 잡겠다고 만든 산업가속화법은 아직 실제 도입까지는 1년 넘게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자동차 공장을 하나 지으려면 보통 3년 안팎 걸리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부지 선정, 인허가, 공장 건설, 정상화 등등 거쳐야 할 작업들이 꽤 많습니다. 특히, 행정 느린 유럽에선 대량생산 안착까지는 5년까지 내다보기도 합니다. 때문에 일본 회사들은 지금 당장 공장을 짓기보다는 우대 혜택으로 이 사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는데 앞으로 최종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취재 : 권영인, 구성 : 신희숙,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안준혁, 디자인 : 이수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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