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화요일 친절한 경제 한지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 경향이 요새 계속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네요.
<기자>
정부의 세제 개편안 이후에 서울 아파트 팔린 걸 봤더니 10채 중 8채가 15억 원 이하였습니다.
요즘 서울에서 집 보러 다니는 분들 집값보다 대출이 얼마나 나오는지부터 따진다는 말이 있는데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해 보니, 지난 8월 이후 계약된 서울 아파트에서 15억 원 이하 비중이 79%, 지난해보다도 더 커졌습니다.
왜 하필 15억이냐, 역시 대출 때문인데요.
지금은 집값이 15억 이하면 최대 6억 원까지 빌릴 수 있는데, 15억을 살짝만 넘어도 4억 원, 25억을 넘으면 2억 원으로 뚝 떨어집니다.
여기에 전월세 매물까지 귀해지면서 세입자들이 아예 집을 사는 쪽으로 돌아선 영향도 큽니다.
반대로 비싼 아파트는 거래가 줄었습니다.
지난 8월 3일 정부가 내놓은 세제개편안이 초고가 주택의 세금을 올리는 내용이다 보니, 25억 원 넘는 아파트는 거래 비중이 8%대에서 5%대로 쪼그라들었습니다.
강남권에는 최고가보다 10억 원 이상 싸게 급히 내놓은 집도 나오지만, 사려는 사람들은 아직 지켜보는 분위기인데요.
실제로 강남 서초구 집값은 8주 연속 내렸고, 강북을 비롯한 다른 지역은 여전히 오르고 있습니다.
다만, 세제개편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세금을 줄이려고 집을 내놓는 사람이 늘면서 연말 이후에는 강남 거래도 늘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아파트들이 거래가 활발한 거죠?
<기자>
6억 원 이하 아파트가 가장 활발한데요.
이자가 싼 정책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금액대이기 때문에 거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대출 규제 전만 해도 서울에서 팔린 아파트 6채 중 1채가 6억 원 이하였는데, 세제개편안 이후에는 4채 중 1채로 늘었습니다.
정책 대출은 정부가 처음 집 사는 사람이나 서민들한테 싼 이자로 빌려주는 대출인데요.
생애 첫 집을 살 때 받는 디딤돌 대출 같은 상품은 조건에 따라 집값 6억 원 이하까지 받을 수 있거든요.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낮은 게 장점이죠.
현장에서는 전월세 물량이 줄어드니, 신혼부부 같은 젊은 층이 정책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반면 9억에서 15억 원 사이 아파트는 거래 비중이 오히려 줄었습니다.
이 구간은 집값의 40%까지만 빌릴 수 있어서, 예를 들어 12억짜리 집이면 4억 8천만 원을 빌려도 7억 2천만 원은 내 돈이 있어야 하는 겁니다.
그만큼 부담이 크다는 거죠.
전문가들은 이렇게 강남과 강북, 비싼 집과 싼 집이 따로 움직이는 현상, 이른바 디커플링이 당분간 이어질 걸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오름세를 이끌던 노도강, 노원·도봉·강북구도 최근에는 오름폭이 주춤해져서 격차가 점차 줄 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앵커>
마지막은 아파트 재산세를 뽑아본 거군요.
<기자>
집값 상승세가 지금과 같이 지속이 된다면 2030년에는 절반 넘게, 50% 넘게 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KB국민은행 시뮬레이션인데요.
서울 25개 구마다 시세 상위 5개 단지씩 125개 단지를 대상으로 30평대 한 채만 가진 경우를 따져봤습니다.
다만 가정이 붙는데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10.3%가 앞으로 4년 동안 매년 이어지고, 재산세를 매기는 비율도 지금처럼 45%로 유지된다고 봤습니다.
꽤 높게 잡은 가정이라는 점은 감안하셔야겠습니다.
이렇게 계산하면 평균 재산세가 지금 220만 원 정도에서 2030년에는 340만 원 가까이, 53% 넘게 늘어납니다.
참고로 지방교육세 같은 건 뺐고, 공시가격 9억 원 이하 1주택자에게 세율을 깎아주는 특례도 반영하지 않은 계산이라, 해당되는 주택은 실제 세금이 이보다 적을 수 있습니다.
눈에 띄는 건 노원, 도봉, 강북구인데요.
그동안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곳인데, 늘어나는 비율이 76%로, 강남 3구 47%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예를 들어 강북구의 한 32평형은 지금 81만 원인 재산세가 141만 원으로 오릅니다.
지금은 100만 원이 안 되는 단지들도 상당수가 100만 원을 넘게 되는 거죠.
집값이 올해의 절반 속도로만 올라도, 2030년 재산세는 지금보다 30% 가까이 늘어나는 걸로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