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상반기에 공급된 마운자로 주사펜만 1천만 개가 넘습니다. 그만큼 비만치료 주사제의 사용이 크게 늘고 있지만, 가정에서 쓰고 나서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 그 명확한 기준이 없습니다. 병원과 약국은 집에서 알아서 처리하라는데, 정부 지침에는 관련 언급조차 없었습니다.
조윤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플라스틱 달걀 포장 용기와 함께 분리 배출되기도 하고 키친타월에 쌓여 일반 종량제 봉투에 버려지기도 하는 주사펜들.
사용을 마친 마운자로, 위고비 같은 비만치료 주사제의 주사펜들입니다.
바늘과 주사펜이 분리되는 위고비는 바늘만 갈아 끼우면 돼서 한 달에 주사펜 한 개가 폐기되고, 마운자로는 바늘과 주사펜이 붙어있는 일체형이라 매주 주사펜이 한 개씩 버려집니다.
문제는 사용자도 판매자도 정확한 폐기 지침을 모른다는 겁니다.
[약국 : 그냥 집에서 버리시면 돼요. (바늘이 있잖아요.) 뚜껑 있잖아요. 뚜껑 씌워서. 오염은 안 되게 해서 버리시는 게. (일반 쓰레기봉투에요?) 네.]
[마운자로 사용자 : 이거는 집에서 일반쓰레기로 그냥 버리면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무래도 좀 찝찝함이 있었어요. 주사를 맞으니까 거기 바늘에 피가 묻잖아요.]
기후에너지환경부 지침에는 의료폐기물에 해당하는 주사 바늘과 주사기에 대한 내용만 있을 뿐 '주사펜'에 관한 언급은 없습니다.
위고비는 2024년, 마운자로는 지난해 출시됐는데 정부 지침은 그 이전인 2023년에 개정된 뒤 바뀌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어떻게 버려야 할까.
자가 주사제는 기존 지침상 '폐의약품'에 해당해 지자체에 설치된 수거함 또는 우체통에 버려야 한다는 것이 기후부의 입장입니다.
하지만 주민센터 폐의약품 수거함에는 알약과 가루약, 연고, 물약을 버리라고 적혀 있고 역시 주사펜에 대한 안내는 없습니다.
폐의약품은 수질, 토양 오염을 일으키거나 내성균을 유발할 수 있어 별도로 수거한 뒤 소각해야 하지만 주사액이 남아 있기 마련인 주사펜은 2년 넘게 방치돼 있는 셈입니다.
[이종배/국회 기후노동위원 (국민의힘) : 정부가 명확하게 배출 기준을 마련해서 국민들에게 제시를 해줘야 국민들이 그 내용을 알고 따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출시 이후 지난 7월까지 처방된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270만 건에 달하고 올 상반기에 공급된 마운자로 주사펜만 1천100만 개가 넘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이병주·이승환, 영상편집 : 김준희, VJ : 신소영)